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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심장혈관 소리로 뻥"…'관상동맥내 쇄석술' 첫 시행
삼성서울병원은 전날 관상동맥 내 석회화 병변을 제거하는 최첨단 치료법인 ‘관상동맥 내 쇄석술(Coronary IntraVascular Lithotripsy, IVL)’ 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고 15일 밝혔다. 관상동맥 내 쇄석술은 좁아진 관상동맥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를 삽입하기에 앞서 석회화 정도가 심할 때 특수 카테터를 이용한 음압 펄스(Acoustic Pressure Pulse)를 방출해 병변을 분쇄하는 시술이다. 카테터에 달린 에너지 발생 장치에서 순간적으로 고압의 음파를 생성하고, 관상동맥 내 석회화 병변에 미세한 균열을 만들어 파쇄하는 원리다. 지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후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신의료기술로 지난 3월 31일 고시했다. FDA가 관상동맥 내 쇄석술을 승인한 근거가 됐던 미국심장학회지(JACC)에 발표된 연구(Disrupt CAD Ⅲ)에 따르면 시술 성공률은 92.4%에 달했다. 목표치였던 84.4%을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에서 진행한 후속 연구(Disrupt CAD Ⅳ)에서도 성공률 93.8%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기존 치료법인 죽종 절제술이나 고압 풍선 혈관성형술과 비교했을 때 혈관 손상이나 깨진 석회화 조각이 다른 혈관을 막을 위험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적고 시술의 복잡성을 줄이고 시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중재시술팀 권현철·최승혁·한주용·송영빈·양정훈·이주명·최기홍·이상윤 순환기내과 교수)은 기존의 시술로는 치료가 어려운 매우 심한 석회화 병변을 동반한 중증 협착 환자의 시술을 특이 합병증 없이 성공적으로 마쳤다. 권 교수는 “관상동맥 내 쇄석술을 새롭게 도입함으로써 환자들에게 더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튼튼한 심장혈관으로 더 오래 건강히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은 응급 시술, 수술 환자를 위해 ‘심장혈관 핫라인’을 운영해 신속한 치료 시스템을 가동해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 의뢰한 복잡한 병변이나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늘었음에도 매년 관상동맥중재술(PCI) 1400여 건을 시행해 환자를 살려왔다.
이유 알아냈다…"두경부암 유발 '돌연변이 유전자' 확인"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 발생 전 단계 병변(전암 병소)을 실제와 같이 구현한 ‘3차원(D) 오가노이드 모델(줄기세포를 이용해 체외에서 작은 장기와 같이 배양한 세포 구조물로 몸 속 장기가 수행하는 기능·구조와 비슷한 조직)’을 개발하고, 두경부암 초기 발생에 중추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의 역할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아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 향상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소중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팀은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두경부센터 Dechen Lin(데천 린) 교수 및 남제현 박사 등과 공동 연구팀을 꾸려 세계 최초로 3차원 편평상피 오가노이드 모델을 개발해 두경부암(편평상피세포암) 초기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편평상피세포암종은 상부소화기도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종이다. 주변 조직으로 공격적으로 침습해 림프절 전이를 잘 일으키고, 표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아 치료 결과도 좋지 않다. 특히, 두경부암은 음식 섭취와 언어 구사에 관여하는 인체 부위에 발생하기에 치료가 어렵고 해당 부위를 소실하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두경부암 병소를 빠르게 찾아 예방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두경부암이 발생하기 전 전암 병변의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조기 발생 과정의 기전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연구팀은 총 72명에 달하는 편평상피세포 암 환자로부터 323개의 다중 영역 종양 샘플을 추출했다. 편평상피세포암종의 전암 단계에서 침습성 암으로 진행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의 역할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편평 상피가 신생물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양성 편평상피가 이형성(dysplasia) 과정을 거쳐 기저막을 뚫고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는 침습성 편평세포암(SCC)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재현하기 위한 오가노이드 모델 제작에 돌입했다. 인간과 쥐 구강 조직에서 정상 편평 상피를 추출해 세계 최초로 3차원 편평상피 오가노이드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배제하거나 이종(異種) 유전자 결합을 시행한 오가노이드 모델로 구성했다. 완성된 오가노이드 배양을 통해 연구팀은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편평 상피가 신생물로 진화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MLL3 유전자 돌연변이는 편평상피세포 종양 초기 형성 과정에서 변이로 인해 기능을 소실해 암 발생을 촉진시키게 된다. 연구팀은 후생유전학적으로 ‘MLL3/GRHL2’ 단백질 복합체가 인핸서(enhancer)라는 유전체 조절 부위에 작용해 항종양 면역 기능을 조절, 종양 내 림프구 침윤에 관여하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영민 교수와 남제현 박사는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항암제 효과를 낮추는 기전을 동물 모델로 규명함으로써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새로운 면역기반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면역학과 세포생물학 기초 및 중개 연구 분야 SCIE 학술지인 '저널 오브 익스페리멘탈 메디신(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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