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리 땅 절대 빼앗기지 않아"…러 침공 후 첫 집무실 연설

러 침공 이후 처음 집무실 의자에 앉아 9분간 연설

"투쟁 12일째…전쟁 이후 매일이 월요일처럼 힘들다"

"우리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우크라를 지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집무실에서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수도 키이우 집무실 의자에 앉아 촬영한 연설문을 공개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피설을 일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영상과 사진을 올리며 키이우에 있다고 강조해왔다. 집무실 창밖 너머로 러시아 탱크들이 진을 치고 있는 풍경과 그가 사무실에 앉아있는 모습을 동시에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7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어 자막이 포함된 9분 간의 연설문을 공식 페이스북 등에 공개했다. 그는 이번에도 도피하지 않았으며 참모들과 함께 키이우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투쟁 12일째. 우리는 월요일을 가장 힘들어하는데 전쟁 이후 매일이 월요일이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을 지키고 있다. 나는 키이우에 있으며 우리의 영웅인 군인, 의사, 구조대, 외교관, 기자 등 모두와 함께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두 전쟁에 참여 중이다. 군대에서 무기로, 말과 외교의 힘으로, 우리 각자의 정신력으로"라며 "우리는 모두 여기에서 방어하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의 땅, 우리의 도시, 우리의 우크라이나를 절대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리우폴,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키이우, 미콜라이우, 수미 등 많은 도시들이 적들의 폭격으로 파괴됐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재건할 것이다"라며 "파괴된 우리 도시를 러시아의 그 어떤 도시보다 훌륭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무차별적 공격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는 "오늘 키이우에서 그들은 오래된 빵 공장에 총격을 가했다. 군사 시설이 아닌 빵 공장을 왜 공격하는가. 지토미르의 역사 깊은 교회에는 왜 폭탄을 떨어뜨리는가"라며 "이들은 잔인하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탈출을 위해 임시 휴전 후 피난 통로를 만들기로 했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공격을 개시한 것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다시 한번 도피하지 않고 키이우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년 전, 선거 직후 집무실 이전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 민주주의 유럽 국가에 맞게 키이우 중심부에 집무실을 다시 꾸리고 현대적인 건물에서 투명한 정치를 꿈꿨다. 하지만 전쟁이 발생한 지금 나는 키이우 여기에 있다. 나는 절대 숨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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