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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여성 대학교육 금지" 이어 캠퍼스에 무장경비원 배치

등록 2022.12.22 16:17:34수정 2022.12.22 16: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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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무장 경비원들 배치… 여성들 출입 통제

"소수 고위 인사들에 의해 이번 결정 내려진 듯"

국제사회, "대학 금지령은 여성 권리에 대한 공격"


[카불=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카불 대학 정문 옆에서 탈레반 보안 요원이 경비하는 동안 여대생들이 잠시 학교에 들르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전날 공·사립대학교에서의 여학생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밝혀 애초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있다. 2022.12.21.

[카불=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카불 대학 정문 옆에서 탈레반 보안 요원이 경비하는 동안 여대생들이 잠시 학교에 들르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전날 공·사립대학교에서의 여학생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밝혀 애초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있다. 2022.12.21.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20일(현지시간) 모든 여성의 대학 교육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대학에 무장 경비원들을 배치해 여성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P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캠퍼스 출입을 금지당한 여성들이 울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입수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취재진은 카불 대학 4곳 밖에서 탈레반군을 목격했다. 탈레반군은 여성들의 출입을 막고 사진 촬영과 시위를 금지했다.

라히물라 나딤 카불 대학 대변인은 여학생 수업이 중단됐다고 공식화했다. 그는 일부 여성들만 서류 작업과 행정상의 이유로 캠퍼스 출입이 허용됐으며, 이날만 4번의 졸업식이 열렸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단체 회원들은 이날 아침 카불의 사립 에드락 대학 밖에 모여 다리어(페르시아 방언)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단체는 "교육을 정치적으로 만들지 말라"며, "다시 한번 대학이 여성에게 금지됐다. 우리는 그만두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

한편, 20일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공립 및 사립 대학에서 여성들의 수업 참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탈레반 정권은 이와 같은 대학 교육 금지 결정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며 전세계적 비판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아프간 정치평론가, "소수 탈레반 고위 인사들이 결정 내려진 듯"

탈레반은 2021년 8월 정권 장악 초기, 여성 및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집권 이후 이슬람 율법에 대한 해석을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여성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으며 지난 11월에는 공원·체육관 출입도 금지했다.

이러한 제한은 학생들에게도 적용됐다. 그간 탈레반은 여학생들의 중·고등학교 교실 출입을 금했으며, 대학에서도 여학생들은 여성 교수나 노 교수의 수업만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아프간 여성들은 대학에서 이같은 교육 기회마저 빼앗기게 됐다.

아마드 사이디 아프가니스탄 정치평론가는 탈레반 당국의 결정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 받는 문을 닫은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지금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탈레반과 교류를 시도하고 있으나 탈레반은 국제사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이디는 대부분의 아프간인들이 여성 교육을 선호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쿠란에서는 학습을 종교적 명령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여성 대학 교육 전면 중단 결정이 소수의 탈레반 고위 인사들에 의해 내려진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사회, "대학 금지령은 여성 권리에 대한 공격"

국제사회는 탈레반 지도자들에게 학교를 재개하고 여성들에게 공공 장소에 대한 권리를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20일 미국 국무부는 영국, 캐나다, 유럽 연합(EU) 및 서방 동맹국들과 함께 이번 금지 조치가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국제사회에서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세계 어느 나라도 여성과 소녀들이 교육을 받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정당한 일원이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같은 이슬람권 국가인 튀르키예와 카타르, 파키스탄도 대학 금지 조치에 실망을 표하며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는 유엔 여성기구의 수장인 시마 바하우스도 성명을 내,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의 권리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의 일부"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호소했다.

지난 11월 유엔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을 대하는 방식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며 국제법에 따라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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