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은 시험 응시 불가"…아프간 인권 탄압 강화
유엔아프간지원단 "탈레반, 여성 교육·고용 제한 더 심해져"
비정부기구서 계속 일할 경우 사형…구금·협박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이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했다고 AP통신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구호 단체에서 나누어주는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기다리는 아프간 여성들의 모습. 2023.07.19.
[서울=뉴시스]양정빈 인턴 기자 = 탈레반이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했다고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이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AP통신은 유엔아프간지원단이 발표한 인권보고서를 인용, 탈레반이 최근 몇 달 동안 교육과 고용을 포함하여 아프가니스탄의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제한을 더욱 강화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지난 5,6월의 상황을 다룬 이 보고서에는 탈레반 보건부가 남성만 전문 의학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지난 2월에 발표된 여학생의 졸업시험 응시 금지와 지난해 12월 발표된 여성의 대학 진학 금지 조치에 따른 것이다.
보고서에는 여성의 이동과 고용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시행한 사례도 기록되어 있다.
5월 초에는 국제 비정부기구 소속 아프가니스탄 여성 직원 두 명이 남성 동반자 없이 여행했다는 이유로 공항에서 탈레반 군에 체포되었다. 6월에는 한 조산사가 탈레반 정보기관에 구금되어 비정부기구에서 계속 일할 경우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협박을 당해 사직했다. 다른 두 개의 비정부단체는 사무실에 여성 직원이 있다는 이유로 면허를 정지당했다.
보고서에는 탈레반의 권선징악부 관계자들이 공원에서 한 여성을 몽둥이로 구타하고 강제로 쫓아낸 사건을 포함, 여성에 대한 신체적 폭력 사례도 반영됐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작년 샤리아에 따라 형벌을 시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샤리아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무슬림의 생활 전반을 관장하는 법체계다. 최근에는 샤리아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의 사회활동 제한을 더욱 강화했다.
탈레반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철수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이후 온건한 통치를 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탄압 조치를 거세게 시행하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의 공공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를 금지하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했다. 소녀들은 6학년 이후부터는 학교에 갈 수 없게 되었고, 여성들이 지역 및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이 금지 조치는 4월 유엔 직원에게까지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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