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박은옥, 데뷔 40주년···음악·시대의 동반자
ⓒ정태춘 박은옥 데뷔 4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정태춘은 20세기 후반 한국 사회의 모순과 저항을 온몸으로 담아낸 실천적 예술가로 통한다. 박은옥은 40년 간 정태춘 노래들을 묵묵히 소화해왔다.
국내 대표적인 '음유시인'으로 통하는 정태춘은 1970년대 말 서정성 짙은 시적 표현의 노래들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정태춘의 첫 앨범 '시인의 마을', 정태춘의 작품으로 구성한 박은옥의 첫 앨범 '회상'이 처음 나온 것은 1978년 말이다. 두 사람은 1979년부터 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1980년대 사회변혁운동과 동행한 노래운동가다. 전통사회의 해체와 산업화에 대한 저항의 하나로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접목하는 '국악적인 노래 운동'을 시도했다.
소극장 순회공연 '얘기 노래 마당'을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사회운동 성격의 순회공연 '송아지 송아지 누렁 송아지' 등을 펼치면서 '참여하는 노래 운동가'로도 활동했다.
음반사전심의제도 철폐를 위한 비합법 음반 '아, 대한민국' 등을 발매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위해 맞선 문화운동가이기도 했다. 경기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에 대항하는 '대추리 평화예술' 운동도 펼쳤다. 50대 중반 이후에는 시집을 출간, 사진전을 여는 등 다방면으로 예술 활동 보폭을 넓혔다.
2월 중 나올 40주년 기념 앨범 '사람들 2019'는 부부가 지난 2012년 낸 11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작품이다. 이번에는 딸 정새난슬도 참여한다. 목소리에 집중하고자 기타 중심의 절제된 반주가 입혀진다.
전국투어 콘서트는 4월13일 제주 아트센터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서울, 부산, 전주, 창원 등 전국 13개 도시에서 '날자, 오리배'란 타이틀로 열린다. 부부 레퍼토리 전반을 조명하는 무대다. 서울 공연은 4월30일~5월7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예정했다.
40여 명의 미술가가 참여하는 전시 '다시, 건너간다'는 4월 12~30일 서울 세종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예술가들의 오마주 작품과 공연, 토크쇼 등이 함께하는 융복합 전시다. 근래 붓글씨에 빠진 정태춘의 작품 30여 점도 처음 공개된다.
이와 함께 정태춘이 과거 낸 시집 '노독일처'가 복간된다. 신간 시집 '슬픈 런치'도 출간된다. 문학평론가 오민석의 '가사 해설집'과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의 '평론집'도 나올 예정이다. 6월 한국대중음악학회 포럼, 7월 한국음악산업학회 포럼도 계획돼 있다.
이밖에 후배 뮤지션들이 정태춘 박은옥 부부의 노래를 재해석한 리메이크 앨범, 앨범 참여자들이 함께하는 축하 공연 등도 마련된다.
대중음악평론가인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겸 한국대중음악학회 회장은 "정태춘의 음악이 가진 비극적 서정미, 혹은 처연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그의 아내이자 동지이며 뛰어난 가수이기도 한 박은옥의 존재"라면서 "정태춘·박은옥 두 사람의 이름이 병기되기 시작한 이후의 모든 음반들에서 박은옥의 목소리는 정태춘 노래가 가진 질박한 '촌티'를 세련된 음색으로 감싸주고 있다"고 들었다.
"정태춘의 다소 장황한 산문적 서사성은 박은옥의 아름다운 운문적 서정성에 의해 보완된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모든 음반에서 변함없이 유지되는 풍자적 서사성과 처연하게 아름다운 서정성의 조화는 그대로 정태춘과 박은옥의 조화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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