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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용주 감독 "'서복' 공유·박보검, 메시·호날두 한팀 이룬 느낌"

등록 2021.04.13 16: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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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이후 9년만 신작

복제인간 소재·160억 예산 부담감

15일 OTT 극장 동시 개봉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이용주 감독. (사진=CJ ENM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이용주 감독. (사진=CJ ENM 제공) 2021.04.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결국은 유한한 인간의 두려움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두려움의 근원을 찾다 영생을 떠올렸고 소재를 생각하다 복제인간을 선택했다. 서복은 인간이 지닌 두려움과 욕망을 응축시킨 캐릭터다."

감성 청춘영화 '건축학 개론'(2012) 이후 9년 만에 '서복'을 들고 돌아온 이용주 감독의 말이다.

13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복제인간이 소재지만 중요한 테마는 아니"라며 "장르성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것은 경계한다"고 짚었다.

공유, 박보검의 첫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서복'은 삶과 죽음, 인간의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죽지 않는 복제인간과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로드무비를 통해 그려낸다. 

이 감독은 중국 진나라 시절 진시황제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러 떠난 서복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죽지 않는' 복제인간과 '죽음을 앞둔' 한 남자의 로드무비를 구상했다.

그는 "극과 극의 상황에 놓인 두 남자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인간의 숙명과도 같은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함으로써 삶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건축학개론 흥행에 부담…장르영화 답습 벗어나려 노력

시나리오 초고를 쓰는 데만 3년이 걸렸고, 관객과 만나기까지는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건축학개론' 흥행 이후 부담감이 컸다는 이 감독은 "예산이 이렇게 많은 영화는 처음이다. '불신지옥'과 '건축학개론' 제작비를 합쳐도 40억원이 안 됐는데, '서복'은 160억원이었다"며 "경직된 이야기여서 너무 진중하게 다가간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나이는 많지만 또 한 번의 성장통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9년간 준비했다고 하면 믿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시나리오가 일단 오래 걸렸다. 중간에 중국에서 영화 찍을 뻔 했다가 한한령으로 무산된 것도 시간을 소비했다. 다음 것은 최대한 빨리 써보려고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는 한국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감성드라마로 담아냈다. 기존 장르영화의 답습에서 벗어나 철학적 메시지와 감성적 터치가 더해진 색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서복'은 SF 장르지만, 이 감독은 장르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인물의 변화와 성장에 주안점을 뒀다.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는 소재와 메시지를 적절히 섞는 것은 과제였다.

이 감독은 "SF 장르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장르는 후차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는 가이드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며 "결국은 불멸에 대한 인간의 욕망 혹은 두려움을 다룬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속 서복이 '죽는 것도 두려운데 죽지 않는 것도 두렵다. 뭘 믿어야 두렵지 않을까요'라고 말한다"며 "두려움과 욕망은 동전의 양면이다. 무엇을 바라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응시하는지에 관심이 있다. 내 영화적 주제는 항상 두려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스틸. (사진=CJ ENM 제공) 2021.04.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서복' 스틸. (사진=CJ ENM 제공) 2021.04.12 [email protected]


공유·박보검, 꿈의 캐스팅이었다

'서복'은 공유와 박보검의 첫 연기호흡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공유와 박보검 두 배우를 염두에 두고 썼다.

"기헌과 서복이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는 관계였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캐스팅이 실현돼 메시와 호날두를 한 팀에 모은 듯한 느낌이었다. 나만 영화를 잘 찍으면 되겠다 싶더라. 영화 작업의 시작이 캐스팅인데 정말 화려해서 발걸음이 가벼웠다. 영화가 안 되면 다 내 탓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감사한 일이었다."

이 감독은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보검씨가 공유씨를 많이 따랐고 공유씨도 보검씨를 챙겼다. 시장에서 동행 신의 케미가 중요했는데 합이 잘 맞았다"며 "엔딩에서 기헌이 서복을 구하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서로의 눈빛이 너무 좋았다"고 추어올렸다.

특히 서복을 연기한 박보검에 대해 "보검씨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서복이 보여줘야 하는 양면적 이미지에 박보검이 찰떡이었다"며 "오프닝과 엔딩의 극단적 이미지나 낯선 눈빛들을 보며 감탄사가 절로 터지기도 했다. 박보검의 재발견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만족해했다.

영화는 코로나19로 개봉이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15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된다. 한국 상업영화로는 최초의 시도다.

이 감독은 "코로나로 시스템적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빙의 제안을 듣고 진전되면서 개봉 일을 잡았다"며 "영화의 산업지형도 과도기인데 극장과 OTT가 같은 시장을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건강한 변화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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