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찰음식 원형 보전 연구 조사 시급하다
이수지 문화부 기자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전 세계적으로 한식부터 분식까지 K푸드가 주목 받는 가운데 사찰음식도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주로 스님들이 먹는 '수행식'이었지만 채식 선호 트렌드에 힘입어 외국인들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월 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프랑스 파리에서 연 사찰 음식 강의가 증명했다. 일반인 대상 특강이 당초 60명 정원이었는데 100여 명이 신청해 강의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유럽에서 순수 채식주의자가 많아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한국 전통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지난 2019년도부터 세계적 요리전문학교 르꼬르동 블루 런던 캠퍼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매년 2월과 8월 사찰음식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는 본교 파리 캠퍼스까지 확대했다. 올해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 있는 르꼬르동 블루와의 협력을 통한 해외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한국 사찰음식이 인기인 것은 현대인의 최고 관심사인 '건강식'이기 때문이다.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한국사찰음식체험관에 연간 참가자 5000여 명이 다양한 강좌에 신청하고 있고 모든 강좌의 정원이 마감되고 있다.
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사찰음식은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2024년도 국가무형유산 지정(인정)조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사찰음식이 국가무형유산에 지정된다면 식생활 국가 문화유산 지정은 조선왕조궁중음식, 문배주, 면천두견주, 경주교동법주, 제다, 김치담그기 ,장 담그기, 막걸리 빚기, 떡 만들기에 이어 10번째 국가무형유산이 된다.
사찰음식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만큼 사찰음식 원형보전을 위한 철저한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 역사왜곡과 문화공정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김치는 중국에서 중국식 야채 절임 '파오차이'로 불리고 있다.
북방불교권인 중국에서도 한국 사찰음식처럼 소식(素食), 일본에서는 정진요리(精進料理)라고 불리는 스님들의 수행식이 발달되어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고기 맛을 내는 채식요리가 다양하게 발달되어 중국 소식 레스토랑이 세계적인 채식주의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찰음식도 김치처럼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 역사 왜곡과 문화 공정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중국이 나서기 전에 사찰음식에 대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타당성 조사도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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