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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CJ 이미경 퇴진, 대통령이 지시…공모는 아냐"

등록 2017.01.19 10:41:56수정 2017.01.19 11: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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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사퇴 압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구속 영장이 기각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날 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통화 녹음파일을 포함한 객관적 증거자료 및 본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16.11.24.  20hwan@newsis.com

조원동 "대통령 지시는 사실이나 거부 못해"
 강요·공모 부인…"합법적으로 전달 노력"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CJ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 측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박 대통령과 공모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강요미수 혐의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박 대통령에게 지시를 받은 비서관이 이를 거부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조 전 수석은 최소한 정상적인 방법으로 업무처리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CJ 그룹이 걱정되고 이 부회장이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한다"며 "손경식 CJ 회장을 호텔에서 만나고 전화통화를 한 것도 인정하나 구체적인 뉘앙스는 달랐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지시가 기업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라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대통령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합법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려 했고 협박이나 의무없는 일을 강요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손 회장과 친분관계가 있었고 협박이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의 고교 대선배로 이전부터 알고 지냈고 협박할 수 없는 사이로 피해자가 아니다"며 "재계어른인 손 회장에게 CJ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달라고 한 것을 협박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통령 지침을 적법한 수준에서 이행하는 것으로 믿고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회장이 전화했을 당시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해준 것일뿐 손 회장이나 이 부회장을 협박할 의사가 없었다"면서 "당시 조 전 수석이 휴가였는데 전화로 같은 말을 물어봐 마음이 상했고 과거 대통령 눈밖에 난 대기업의 전례가 생각나 일반적인 예상과 추측을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경제수석은 세무조사나 검찰 수사를 실시할 권한이 없다"며 "CJ가 불필요하게 어려운 입장에 처하지 않게 하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협박을 당한 사람이 전화를 두차례 걸어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당시 전화 통화의 핵심은 손 회장이 대통령 뜻임을 확인하고 싶어했고 조 전 수석은 이를 확인해줬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수석 측은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이 퇴진하지 않은 점도 참작해달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조 전 수석이 CJ와 이 부회장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한 점만 봐도 손 회장에게 해악을 끼치려 한 것이 아닌란 걸 알 수 있다"면서 "대통령 첫 정상외교 방문 때 CJ를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했지만 청와대 부속실에서 탈락시켰고 조 전 수석은 눈치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CJ를 넣으려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전 수석은 이재현 CJ 회장 구속과는 관련이 없다"며 "이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공소사실은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2013년 7월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을 강요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조 전 수석은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수사를 언급하고 대통령 뜻이라며 '사퇴하지 않으면 큰일이 벌어진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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