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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가야시대 원형 귀족무덤 발굴은 건축물이 도굴 예방 역할

등록 2020.06.03 13: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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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여년 전 귀족무덤 형태 유물 원형 발굴

무덤 위 회사 기숙사 등 건축물로 훼손 막아

[김해=뉴시스] 김상우 기자= 경남 김해시는 3일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무덤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서 도굴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최고 귀족무덤에 대한 발굴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2020.06.03 woo@newsis.com

[김해=뉴시스] 김상우 기자= 경남 김해시는 3일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무덤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서 도굴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최고 귀족무덤에 대한 발굴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2020.06.03  [email protected]


[김해=뉴시스] 김상우 기자 =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무덤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서 도굴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최고 귀족무덤이 발굴된 것은 건축물이 지어져 도굴을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박물관은 3일 발굴현장을 공개했다.
 
 그동안 수십기의 가야시대 무덤을 발굴했지만 대부분 유물이 도굴되거나 훼손돼 원형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108호분은 매장된 4명의 유골 흔적과 유물 등이 1700여년 전 모습 그대로 노출됐다.

 도굴이 되지 않은 것은 이곳이 김해 중심지인 대성동고분군 주 능선 아래 평지로 민가에다 옛 한 기업체 4층 규모 기숙사가 자리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또 가야시대 고분이 주로 능선에 위치한데 비해 이곳은 능선 아래 평지로 도굴꾼들이 눈독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성동고분군 능선에서 발굴된 수십기의 고분은 대부분 도굴된데 비해 이례적이고 가야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대성동고분군박물관 송원영 팀장은 "이번에 발굴된 원형의 108호분 무덤 형태와 유물 등을 자세히 조사하면 능선에 있는 도굴되고 훼손된 가야시대 왕급 무덤을 유추해 복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가야시기 목관(木棺)·목곽(木槨)·옹관묘(甕棺墓) 등 70여기의 무덤에서 철기, 청동기, 토기, 칠기, 옥, 유리구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108호 목곽묘는 유례가 드물 정도로 보존상태가 완벽에 가까워 가야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108호분은 금관가야 지배계층의 집단묘역인 대성동고분군 내 무덤의 입지와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귀족 혹은 장군 묘에 해당된다.
  
 가야 무덤의 90%가 일제강점기부터 도굴된 현실을 고려하면 목곽묘의 유구 어깨선 일부만 훼손되고 내부는 온전한 상태로 보존된 108호분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사례로 평가된다. 
 
 무덤의 규모는 길이 494㎝, 너비 346㎝, 깊이 60㎝ 정도로 비슷한 시기의 무덤인 대성동 91호(목곽묘) 등과 비교하면 중형에 해당한다. 
  
 무덤 축조 시기는 출토된 토기와 철기 등의 편년(연대를 밝히는 학문)을 통해 가야 중심시기인 4세기 초로 추정된다.
  
 당시 실물화폐로 사용된 대형덩이쇠(鐵鋌, 10×40cm) 40매와 둥근고리큰칼(環頭大刀), 화살촉 등 130여점의 철기와 토기 17점, 청동그릇 1점, 통형동기(筒形銅器) 1점, 청동화살촉 1점, 방추차형 석제품, 대롱옥장식 목걸이와 굽은 옥장식 목걸이 각 1점 등 200여점의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대성동고분군 내 같은 시기 목곽묘 중 그리 크지 않은 중소형의 목곽묘임에도 불구하고 북방대륙계 유물인 청동그릇과 왜계 유물인 통형동기, 청동화살촉 등이 출토된 것은 금관가야의 국제적 위상과 교역활동이 그동안 연구보다 훨씬 더 활발했음을 시사한다.
 
 무덤 주인은 동쪽편에 치우친 덩이쇠 위에 놓고 그 위에 다시 화살무더기를 덮은 형태인데 큰 칼과 창 등 다른 무기도 집중적으로 출토돼 장군 또는 귀족무사로 추정된다.
  
 무덤 주인 우측편에는 점토를 깔아 관자리를 마련했는데 방추차형석제품과 굽은 옥으로 장식한 목걸이 등으로 보아 여성으로 추정된다. 향후 연구가 더 진전되어야겠지만 부부를 나란히 한 무덤에 배치했거나 순장자를 나란히 배치한 사례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가야 목곽묘 중 첫 사례여서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목곽에 옻칠을 한 흔적이 남아 있으며 출토유물 중 상태가 온전하지는 않지만 다량의 칠기 목제품을 부장한 것이 확인됐다.
  
 칠기는 나무에 조각을 새기고 조개가루(貝粉) 혹은 뼛가루(骨粉) 등으로 메운 후(象嵌) 붉은색 수은주와 옻칠로 마감한 상자, 망태기 등이다. 하지만 목심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수량과 형태, 구조를 알 수는 없지만 가야에서 자체 제작한 유물로 추정된다.
 
 이처럼 무덤 내부에서 문양과 칠기 흔적이 대량으로 출토되기는 국내에서 사례가 극히 드물며 가야 무덤에서는 최초다. 
 
  따라서 이번 발굴 성과는 가야사 연구에 획기적 자료가 되는 동시에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해=뉴시스] 경남 김해시는 3일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무덤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서 도굴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최고 귀족무덤에 대한 발굴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해시 제공) 2020.06.03  photo@newsis.com

[김해=뉴시스] 경남 김해시는 3일 가야시대 지배계층의 무덤인 김해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서 도굴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최고 귀족무덤에 대한 발굴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해시 제공) 2020.06.03   [email protected]


[김해=뉴시스] 가야시대 원형고분 발굴, 출토된 나무상자.

[김해=뉴시스] 가야시대 원형고분 발굴, 출토된 나무상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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