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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잇단 '가짜양성'…진짜는 음성인데 양성이 나왔다

등록 2020.06.15 1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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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방문 고3 이어 광주 중고생·충남 70대도

음성으로 판정됐어야 할 의심환자가 양성 판정

진단시약 오류 가능성에 전문가 "시약 문제 아냐"

바이러스조각 나오는 경우, 확진→완치→재양성

광주·충남사례, 검사 과정에서 오류 가능성 높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광주 남구 모 여자 고등학교에서 학생 1명이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돼 전교생이 보건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6.12.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12일 광주 남구 모 여자 고등학교에서 학생 1명이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돼 전교생이 보건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6.1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최근 롯데월드를 다녀온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 이어 광주의 중고생, 충남 논산의 70대 환자 등이 받은 양성 판정이 잇따라 '위양성', 즉 가짜 양성으로 최종 판단되면서 위양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위양성이라는 용어로부터 진단 도구의 문제 등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방역당국과 진단검사 전문가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검사 도구의 문제가 아닌 검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양성이 나온 확진 환자가 아닌 음성인 의심 환자"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15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광주, 충남 코로나19 의심환자 3명에 대한 검사 결과를 코로나19 진단검사관리위원회에서 검토했다"며 "진단검사관리위원회의 분석과 현장조사 결과 본 건은 검체 취급과정 중 발생한 오류로 인한 위양성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주에선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1명이 11일부터 13일까지 총 5차례 검사에서 12일 결과가 나온 민간 기관 검사 1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충남 논산에서도 12일 70대 의심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위양성, 즉 가짜 양성이란 음성으로 나왔어야 할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잘못 나왔다는 얘기다. 최소 한번의 검사 결과에서 양성으로 확인됐으나 추가로 검체 등을 확인해본 결과 음성이 맞으니, 앞서 나온 양성 판정은 가짜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서울 중랑구 고등학교 3학년 학생(6월8일 0시 확진자에 포함)과 충남 확진 환자(6월13일 0시 확진자에 포함)는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통계에 포함됐다가 지금은 누적 환자 수에서 제외됐다. 위양성 판단을 받은 사람은 음성이기 때문에 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입원 과정에서 진단 검사만 수차례 받고 사망한 고등학생의 사례는 이번 위양성과는 다르다. 당시 검사가 수차례 반복된 건 이 학생이 양성과 음성으로 번갈아 판정을 받은 게 아니라 의료진이 양성인지 음성인지 판단을 내지 못해 '미결정'으로 판단했던 경우다.

◇진단키트 오류라면 한두명 아닌 수십명 이상 '위양성'이어야

그렇다면 위양성은 왜 나오는 걸까.

일단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우려되는 의심이 진단시약 등 진단도구의 오류 가능성이다.

진단검사의 정확성을 얘기할 때 지표로는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가 있다. 민감도는 얼마나 양성 환자를 잘 찾아내느냐, 특이도는 얼마나 음성 환자를 잘 찾아내느냐로 풀이할 수 있다. 이번 위양성 사례라면 음성인 환자를 음성으로 구분하지 못했으니 특이도를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14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소속 전문가 2명이 검사를 수행한 수탁기관에서 확인한 결과 진단시약 등의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혁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학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는 "어제(14일) 해당 검사기관에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소속 전문가 2인이 방문을 해서 검사의 전 프로세스를 저희가 전부 다 검토를 했다"며 "지금까지의 결론은 검사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의 요인은 전혀 아니고 즉, 애초에 많은 우려가 있었던 검사 시약이나 이런 부분(의 문제)들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만약 진단시약 등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번 3건만이 아니라 수십명 이상 다수의 환자들에게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어야 말이 된다.

그다음 생각해볼 수 있는 사항은 죽은 바이러스 조각 등이 발견돼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재양성 확진 환자들이 해당한다.

그러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바이러스 조각 등으로 재양성 판정을 받으려면 2~3주 시기가 걸린다. 애초에 양성이 아닌 환자에게서, 불과 며칠내에 이뤄진 검사에서 바이러스 조각 등이 발견돼 양성과 음성을 오가는 일은 매우 드물다는 게 진단검사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입자를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입자 크기는 80~100㎚(나노미터). ㎚는 10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2.27.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입자를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 입자 크기는 80~100㎚(나노미터). ㎚는 10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2.27. [email protected]

◇결국 진단검사도 사람 손으로…하루 수만건 검사

남는 건 검사 과정에서의 오류 가능성이다.

진단검사는 결국 사람의 손으로 진행된다. 상기도 검체는 콧구멍 면봉을 깊숙이 삽입해 분비물(비인두도말물)을 긁거나 혀를 누르고 면봉으로 목구멍 안쪽 벽에서 분비물(구인두도말물)을 긁어서, 하기도 검체는 객담(가래)으로 검체를 채취한다. 검체는 검사 기관까지 옮기거나 보관할 때 쓰는 용액인 수송배지(輸送培地)가 담긴 병에 담긴다.

이 과정만 봐도 면봉부터 면봉을 쥔 검체 채취자의 손, 수송배지 등 오염 가능 요인들이 존재한다.

이번 광주시·충남 논산시 의심 환자 검사 과정에서도 이같은 오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에 양성 반응이 나왔던 건 하기도 검체로 끈적끈적한 객담은 보통 묽게 만들기 위해 식염수와 비슷한 완충용액(PBS)을 섞는데 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검체 취급 중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검체를 채취한 면봉을 그대로 검사하는 상기도 검체에선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 침투하면 상기도에 있는 점막 세포에 붙어 증식을 하다가 그 양이 증가하면서 하기도에 바이러스가 들어가면서부터 증세가 심해진다. 한국은 진단검사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하기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전에 상기도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양성 판정이 된다. 따라서 상기도 검체가 음성인데 하기도 검체가 양성으로 나왔다는 건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일반적이지 않은 사례다.

특히 이번 사례의 경우 위양성으로 판단된 3건이 모두 같은 수탁기관에서, 같은 시점(동일 검사판) 이뤄진 검사에서 양성 결과를 보이고 있어 오염 등으로 인한 위양성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게 진단검사전문위원회의 판단이다.

의심 환자 수만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110만5719명에 달하는 가운데 민간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누적 검사 건수는 지난 주말 208만3750건을 기록했다. 대구 신천지 때 2만4000건 수준이었던 하루 최고 검사 건수는 최근 수도권 집단 감염으로 3만6000건 이상으로 급증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1명의 인원이 수많은 검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염에 취약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광주와 충남 논산 의심환자들의 위양성 판단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번주 안에 수탁검사기관을 대상으로 공동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수탁검사기관에서 검체 관리 및 오염 방지 등을 강화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이혁민 교수는 "늘어난 검사량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인력구조와 교육이 되고 있는지, 그다음에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오류를 찾아낼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세스와 거기에 따른 자료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들을 저희가 중점적으로 점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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