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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동궁은 왕과 태자의 공유공간"…'동궁과 월지' 학술대회

등록 2020.07.14 15: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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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2020.4.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경북 경주 동궁과 월지.(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2020.4.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통일신라시대 월지를 둘러싼 월지궁과 동궁은 같은 개념으로 봐야 하며 왕과 왕위계승자가 공유하는 공간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환 중앙대 교수는 14일 '신라 동궁과 고대 동아시아 동궁 체계 비교 검토'라는 내용으로 '동궁과 월지의 조사와 연구' 학술대회 주제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동아시아에는 왕위계승자의 거소로서의 동궁이라는 관념과 방위를 칭하는 궁 명칭 중 하나로서의 동궁 개념이 모두 퍼져 있었다"며 "신라도 이와 같은 모델을 모두 인지하고 유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월지가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그 주변의 궁명은 월지궁으로 보이는데, 동궁관이 월지전과 월지악전을 관할 하에 두고 있으므로 월지궁이 곧 동궁"이라며 "동궁관의 다른 관부 관련 유물들도 월지에서 출토됐고 태자와 동궁 관련 유물 또한 월지에서 출토됐다는 점에서 이 동궁은 왕위계승예정자의 동궁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또 월지궁과 동궁이 별도 공간이었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는 "월지와 그 주변 원유의 관리를 담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월지전과 월지악전이 동궁관으로 분류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의 역사와 조선시대에서도 동궁이 태자 등 왕위계승예정자의 전용공간이라기보다는 왕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월지 부근에서 의례 공간으로서의 위의를 갖춘 임해전의 경우, '삼국사기'에서 확인되는 임해전 연회의 주최자는 모두 왕으로 판단된다"면서 "결국 월지를 중심으로 한 신라의 '동궁=월지궁'은 동쪽의 궁으로서 성격과 왕위계승예정자의 동궁으로서 성격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도 남아 있는 자료 및 중국·일본의 사례와 충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통일신라의 궁원지, 동궁과 월지의 조사와 연구-회고와 전망' 학술대회.(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7.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통일신라의 궁원지, 동궁과 월지의 조사와 연구-회고와 전망' 학술대회.(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7.14 [email protected]

한편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 같은 동궁과 월지에 대한 분석을 다룬 '통일신라의 궁원지, 동궁과 월지의 조사와 연구-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오는 16∼17일 경북 경주 드림센터에서 한국고대사학회와 함께 개최한다.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는 신라 왕경이나 월성, 혹은 유적의 정비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다뤘던 적은 많았지만 문헌과 고고학의 시각에서 실체를 살펴본 적은 없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문헌과 고고학적인 관점에서 동궁과 월지를 종합적으로 짚어보는 첫 자리로 그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동궁의 영역과 연못지의 성격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연구 성과 등을 살펴본다.

학술대회 첫 날인 16일에는 '통일신라 궁원지의 조사·연구·보존'을 주제로 ▲동궁과 월지 조사·연구의 현황과 과제(이상준·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 ▲동궁과 월지의 발굴조사 성과와 건물지 배치 및 공간구획 검토(김경열·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세계유산으로서 동궁과 월지의 가치와 보존(양정석·수원대학교)이 발표된다.

이어 17일에는 '문헌기록 속 동궁과 월지, 공간·구조·범위'를 주제로 ▲신라 동궁과 고대 동아시아 동궁 체계 비교 검토(이재환·중앙대학교) ▲신라 동궁의 구조와 범위(이동주·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신라 월지궁의 성격과 동궁의 위치(이현태·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사업추진단) ▲안압지 출토 목간 연구동향 및 검토(하시모토 시게루·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신청으로 선정된 인원만 입장할 수 있으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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