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창리 바다서 中 중세 무역선 586㎏ 닻돌 발견
[서울=뉴시스]제주 신창리 닻돌 인양 사진(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1.24 [email protected]
이번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닻돌은 전체 길이 310㎝, 중심부 폭 36㎝, 중심부 두께 29㎝, 무게 586㎏으로 크기와 무게가 기존 닻돌에 비해 매우 크고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은 중국 남송(南宋, 1127~1279)대 도자기가 다량 발견되고 있는 곳으로, 과거 중국 무역선이 난파되면서 형성된 유적으로 추정된다.
중국 닻돌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사례로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3점,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1점이 있다. 이 닻돌들은 길이 175㎝ 내외, 두께 11~13㎝, 무게 100~130㎏ 정도다.
지금까지 발견된 송대 닻돌 중 가장 큰 것은 중국 광둥성 양장(陽江)시 앞바다에서 발견된 난하이(南海) 1호의 닻돌이다. 이 닻돌은 길이 310㎝, 무게 420㎏로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것과 길이와 형태는 비슷하나, 무게는 신창리 것이 약 1.4배 무겁다. 이를 통해 신창리 해역에서 난파된 선박의 규모를 간접적으로나마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번에 발굴된 닻돌은 두 조각으로 쪼개져 발견됐으며, 전체적으로 긴 마름모꼴로 중앙부가 두툼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다. 모든 면을 편평하게 다듬었는데, 자연석의 일부만을 다듬어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닻돌과는 차이를 보인다.
닻돌 중앙부에는 닻채(닻의 자루가 되는 긴 부분)와 맞닿는 부분에 22㎝의 얕은 홈이 가공돼 있으며, 고정못을 설치하기 위한 폭 7㎝ 가량의 홈도 확인된다.
이런 형태의 닻돌은 중국 송·원대에 유행하던 것으로 중국 송나라 사신인 서긍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형태나 사용방법이 상세히 기록("… 아래에는 닻돌을 달아매고 돌 양 곁에 나무 갈고리 두 개를 두었다. … 닻을 내려 물 바닥에 떨구고, 닻줄을 당겨 고정시키면 배는 가지 않는다.")돼 있다.
[서울=뉴시스]제주 신창리에서 발견한 동전(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1.24 [email protected]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닻돌과 함께 중국 동전도 확인됐다. 발견된 동전은 경덕원보(景德元寶, 1004~1007년 주조), 희령원보(熙寧元寶, 1068~1077년), 선화통보(宣和通寶, 1119~1125년)로 모두 북송(北宋)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뉴시스]제주 신창리에서 출수된 닻돌(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1.24 [email protected]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금제 장신구가 발견되면서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정식 발굴조사에서 중국 남송대 저장성 룽취안(龍泉) 요에서 생산된 다량의 도자기와 상인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인장 2점을 확인한 데 이어, 올해 2차년 발굴조사에서 대형 중국 닻돌과 중국 송대(宋代)의 동전까지 발견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의 성격을 규명하는 중요 자료들을 추가 확보하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신창리 해역을 포함해 제주도 해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해양교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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