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지역소멸' 여파…전남·경북 대학 70% '사실상 미달'

등록 2022.01.07 14:13:01수정 2022.01.07 14:17: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소멸위험 지자체 비율 평균 이상인 7개 시·도

해당 지역 소재 대학 49% 정시 '사실상 미달'

정시 경쟁률 올랐는데…해당 지역 39% '하락'

"인구 줄어드니 신입생도 기피하는 악순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해 12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2대입 정시특별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2.01.07.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해 12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2대입 정시특별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2.0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인구 절벽에 따른 소멸위험 지방자치단체가 전국 평균보다 많은 시·도일수록 신입생을 다 뽑지 못할 위기에 놓인 대학이 타 지역보다 월등히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 수 감소로 이들 지역의 교육 인프라가 악화하고, 학생이 빠져나가면서 대학들의 신입생 충원 어려움도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충원율을 지표로 정원 감축을 본격화하면 지역 소멸 위기도 심화할 전망이다.

7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0월 낸 '지방소멸 위기지역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7개 시·도는 소멸위험 시·군·구가 전국 평균(47.2%)보다 많았다.

연구진인 하혜영, 김예성 입법조사관이 통계청의 지난해 8월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전국 229개 시·군·구 단위별로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20~39세 여성인구 수가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 절반 미만인 경우를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소멸위험지역 시·군·구 비율은 강원이 88.9%로 가장 높았고, 경북이 82.6%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전북(78.6%). 전남(77.3%), 충남(73.3%), 충북(72.7%), 경남(72.2%)도 평균을 25%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특히 종로학원의 2022학년도 전국 일반대학 178개교 대입 정시모집 경쟁률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 지역 소재 대학들의 올해 신입생 충원 상황을 살펴본 결과 이번 정시에서 경쟁률이 하락한 역내 대학 비율이 높은 최상위 6개 시·도는 전남(62.5%), 경북, 강원(각 42.9%), 경남, 충남(각 33.3%) 충북(30.0%) 순으로 모두 소멸위험지역 상위 7개 시·도였다.

남은 한 곳인 전북도 부산과 함께 28.6%로 뒤를 이었다.

올해 대입 정시에서 경쟁률이 하락한 대학은 전체 27.5%인 49개교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인 26개교(53.1%)가 소멸위험지역 상위 7개 시·도에 있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는 등 올해 정시모집 경쟁률은 전국 4.5대 1로 전년도 3.6대 1보다 상승했는데, 이와 반대로 경쟁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향후에도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정시에서 경쟁률 3대 1을 넘기지 못한 '실질적 미달 위기' 대학 59개교 중 절반 이상(55.9%)인 33개교가 소멸위험 상위 7개 시·도에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통상 정시모집에서 경쟁률 3대 1을 넘지 못하면 신입생을 다 채우지 못할 위험성이 있는 대학으로 분류한다. 지원자가 정시 3개 모집군(가, 나, 다군) 중 다른 2개 모집군 대학으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소멸' 여파…전남·경북 대학 70% '사실상 미달'

특히 소멸위기 상위 7개 시·도에 포함된 전남, 경북, 경남, 전북, 충남 5곳은 전국 평균(33.1%)보다 실질적 미달 대학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75.0%), 경북(71.4%)은 10곳 중 7곳에 이른다. 이어 경남(55.6%), 전북(42.9%), 충남(33.3%) 등이다.

상위 대학 등 양질의 교육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 그리고 출산율과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로 인프라가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원인으로 꼽힌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런 수도권 집중 양상이 올해 예년보다, 예상보다 더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6.0대 1인 반면 지방권은 3.4대 1이었다. 전년도 정시에서 서울(5.1대 1)과 지방(2.7대 1)의 차이보다 격차(2.3명→2.6명)가 더 벌어졌다.

교육계에서도 이런 양극화와 악순환이 앞으로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가 신입생, 재학생 정원을 얼마나 채우고 있는지 평가해 정원감축을 권고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29일 '2022~2024년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의 내용으로, 정원감축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국고 지원이 끊어질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연구진은 "각 부처의 사업이 실효성을 갖고, 비수도권 청년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청년의 선호와 요구를 파악해야 한다"며 "교육부 등은 기업 유치, 지역 대학과 연계한 기술개발 지원, 산학협력 등 전 영역에 걸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업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학생들이 줄면서 재수학원도 비수도권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라며 "교육 인프라가 소멸하다보니 해당 지역 대학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공부 안 해도 간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충원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등록금을 내고 이름만 걸어 놓는 신입생이 올해 전문대와 하위권 대학에서는 많게는 전체 30%까지 육박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미충원 문제는 개별 대학의 자구 노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