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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했다…'횡령사고' 오스템임플란트, 1조 매출 돌파

등록 2023.02.23 15: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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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중국 시장 급성장 등이 실적 견인

치과의사 손에 익은 ‘오스템임플란트’도 영향줘

횡령 여파 남아…사모펀드, 경영권 확보 개입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2022년 한 해 누적 매출액은 1년 전 대비 27.2% 증가한 1조 4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3.02.2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2022년 한 해 누적 매출액은 1년 전 대비 27.2% 증가한 1조 4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3.0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난 한 해 희대의 횡령사건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연간 매출이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인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과 달리 매출이 상승한 것인데,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2022년 한 해 누적 매출액은 1년 전 대비 27.2% 증가한 1조4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글로벌 의료기기가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토종 기업이 연 매출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매출 성장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임플란트 시술 인구의 증가, 중국 임플란트 시장의 급성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의 확대 등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횡령 사건에도 핵심 고객인 치과의사들의 신뢰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1년 연말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이 수 천 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되자 많은 이들이 오스템임플란트가 국내시장에서 1위 지위를 잃어버릴 것으로 봤다.

당초 알려진 횡령액 1880억원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기자본 대비 90%를 넘어서는 규모였다. 이후 밝혀진 횡령액은 2215억원까지 늘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졌다. 하지만 지난 한 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우려는 기우가 됐다.

오스템임플란트가 1위 지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임플란트 시술의 특수성에 있다. 치과 의사들은 “임플란트 시술은 큰틀에서 비슷하지만 각 브랜드마다 세부적인 시술 방식이나 사용하는 기자재에서 차이가 난다”며 “A브랜드에서 B브랜드로 옮길 경우 재교육, 연습 등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도 “한번 손에 익은 방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내부의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임플란트 자체의 품질 유지, 안정적인 공급망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횡령이 발생했지만 본연의 업무인 임플란트 연구·개발, 제품 출시 등에서는 1위에 걸맞은 모습을 유지했다”며 “회사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도 유통망이 안정적으로 작동한 것도 다른 경쟁사가 파고들 틈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 사건 여파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통과하며 주식거래는 재개되었지만 경영권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당장 오스템임플란트 공개 매수가 오는 24일 마감된다. 주식 공개매수는 장외거래 가운데 하나로 언제까지 얼마에 사겠다고 가격을 정해둔 뒤 사들이는 걸 말한다. 대부분 시장가보다 더 비싸게 사들인다. 주로 경영권 분쟁이나 기업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많이 사용한다.

이번 공개매수도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시작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19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횡령사건으로 흐트러진 분위기를 재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갈 경우 회사가 경쟁사들에 추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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