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고]현대중공업은 전북도민의 신뢰와 믿음에 응답하라

등록 2016.11.30 15:12:09수정 2016.12.28 18:00:0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군산상공회의소 김동수 회장

【군산=뉴시스】

 전북도에는 200만 도민의 염원을 담아 2008년에 문을 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있다. 이곳은 130만t의 도크와 1650t의 골리앗 크레인 등 세계 굴지의 시설을 갖췄다.

 2012년부터 매년 평균 12척 이상의 배를 건조했고, 매출 1조 2000억원을 올리고 있다. 고용인원만 해도 5000명에 달하는 알짜기업이다. 그런데 이 군산조선소가 일감이 없어 문을 닫을 지경에 놓여있다.

 이른바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국민적 눈길이 쏠리고 있을 때 군산조선소와 협력업체 근로자 700여명은 제대로 된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일자리를 잃었다. 조만간 선박 건조 물량을 받지 못하면 아예 가동이 중단돼 대량 실업 사태가 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30만 군산시민과 5000여명의 근로자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군산지역의 근로자는 2만6000여 명인데 조선업 관련 근로자만 6300여 명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로만 한정지어도 5000명에 이른다.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으면 군산지역 근로자 다섯 명 중 한 명이 일자리를 잃는 셈이다. 단순히 공장 하나 문을 닫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지역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다.

 필자 역시 경영인이다. 그렇기에 이 어려운 시기에 구조조정을 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가는 기업 활동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울산과 부산, 전남 등 조선소 밀집 지역에 더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산조선소는 기업의 이익 추구 차원을 넘어 전북도민에게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군산조선소는 조선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전북에 조성된 대규모 조선소다. 이는 전북도민과 군산시민의 열렬한 지지와 응원에 감동받고 힘입은 현대중공업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도민들도 그간 군산조선소에 환호하고 뜨겁게 지지했다.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도민들은 군산조선소가 향토기업이자 전북경제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이러한 도민의 바람과 기대와는 다르게 최근 현대중공업이 군산에서 건조할 계획이던 LPG 운반선 2척을 울산본사로 재배치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도크 가동을 중단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지역민심은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

 다행히 2018년 중반 이후에는 조선업계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년 반 정도만 견디면 조선업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단 얘기다. 그렇다면 굳이‘도크폐쇄’라는 최악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군산조선소가 상생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먼저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수주물량의 일부를 군산조선소에 재배정하여 일감을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실직사태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고용안정차원의 지원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협력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일을 하면서 그 기간을 버티도록 지역별로 일감을 안배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전라북도상공협의회는 최근‘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한 100만 범도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제단체와 지자체에서도 성명을 발표 하는 등 군산조선소 문제에 대한 도민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위기가 깊어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막중해진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도크 폐쇄는 지역경제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고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을 춥고 어두운 거리로 내모는 것과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 전북도와 군산시, 그리고 200만 도민은 현대중공업에 대하여 뜨거운 믿음과 지지로 보답해왔다.

 이제는 현대중공업이 군산시와 전북도의 요구에 신뢰의 대답을 들려줘야 할 때다.

 /군산상공회의소 김동수 회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