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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중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일상속으로!] 中 비트코인 투자 열풍…금융· 전기車도 '블록체인'

등록 2017.01.13 16:12:01수정 2017.01.13 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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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중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일상속으로!] 中 비트코인 투자 열풍…금융· 전기車도 '블록체인'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 1. 중국 산둥성에 거주하는 황 씨(32)는 이른바 전업 '비트코인 트레이더'다. 유치원생 두 아이의 아빠인 황씨는 지난해 2월 정비공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뜨는 비트코인 분야에 뛰어들었다. 

 황씨는 금융 투자 전문가 경력이 없지만 자신을 '가상화폐 전문가'라고 칭한다. 먹고, 자고, 집안 일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종일 집안에서 비트코인 거래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그가 비트코인 투자를 본격화한 후 6개월간 가족의 저축 절반을 투자해 3배로 불렸다. 친구들에게도 비트코인 투자 조언을 해 대박이 났다. 친구들은 그 답례로 감사 인사와 함께 고급 양주를 황 씨에게 선물했다. 그의 아내는 전업주부. 황씨는 비트코인 투자로 가족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 헤이룽장성 사는 팡리우(26)는 낮에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한다. 밤이 되면 그녀는 보통 2~3 시간을 모바일 앱을 통해 비트코인 투자에 열중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그녀는 투자금의 20%를 수익으로 냈다. 엄마는 비트코인을 모르지만 팡을 믿고 투자금의 절반을 대고 있다. 팡은 "주식 투자는 증시 개폐장 시간 등이 있는 등 거래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데  반해 비트코인은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주식보다 더 변동성이 크지만 거래하기는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에 소개된 중국의 비트코인 열풍의 단상이다. 실제로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90% 이상이 중국의 양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훠비'와 '오케이코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에서 일년치 봉급을 잃은 사례도 발생하지만 중국인들의 비트코인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중국인들이 비트코인에 빠진 이유는 전통적으로 도박을 즐기는 성향에다, 지난 2년여간 주식시장이 부진해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파르게 떨어지는 위안화 약세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2년 전부터 비트코인을 쓸어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 통제를 비켜나가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들여 해외로 돈을 빼돌린다는 것이다.

 거래소 '화비'가 2013년 비트코인 유동성 선점을 위해 거래 수수료 0원 정책을 도입하는 등 자체 노력을 기울인 점도 중국이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국으로 성장하는 데 한몫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일반인들의 비트코인 거래를 막지 않고 있다. 2013년 금융기관과 간편결제 업체들에 비트코인과 관련한 사업을 금지했고, 최근 자본유출 우려로 감시를 강화하긴 했지만, 개인들의 의 거래는 허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 중국에서 첫 디지털 화폐 발행될까

 사실 인민은행은 일찍부터 비트코인 유통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분산 거래장부' 기술인 블록체인에 주목했다. 또 이를 발전시켜 향후 디지털 화폐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2014년에는 디지털화폐연구팀을 설립, 2015년 초부터 디지털 통화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발행 및 유통환경, 관련 법률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1월엔 디지털 화폐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그해 11월에는 '2017년 분야별 인력 채용 계획'으로 디지털 화폐 분야 전문가 6명을 채용하겠다고 공고했다.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에 관련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우대하는 조치였다.  

 디지털 화폐는 편리함과 안정성이 높고 금융시장의 붕괴를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통화량 조절을 하기 쉽고 돈세탁과 조세회피 등 각종 불법 행위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산업 구조조정 추진, 인민의 일자리 보장, 높은 기업부채 등으로 풍부한 유동성을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 가파른 위안화 약세로 인민은행이 통화 가치 안정을 위해 시중의 위안화를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화폐는 새로운 차원의 유동성 창출원이 될 수 있다.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중국이 디지털 화폐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KPMG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장기 목표에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할 것"이라며 "중국이 블록체인 기술 적용에서 서구 국가들을 앞서고 있는데 이는 위안화 수요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달러의 안전통화 자리를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서강대 정유신 교수는 "현 아날로그 화폐 체제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통화 패권을 흔들기는 힘들겠지만 미래에는 통화의 최소 절반 이상이 디지털화될 전망"이라며 "중국은 디지털 화폐 시대 선점을 통해 미국의 기축통화국 지위를 위협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블록체인으로 부동산담보대출 이뤄진다

[2017 연중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일상속으로!] 中 비트코인 투자 열풍…금융· 전기車도 '블록체인'

 중국인들은 금융, 제조, 물류, 유통 등 전방위적으로 '블록체인의 굴기'에 시동을 걸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유통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분산 거래장부' 기술이다. 거래 참여자 모두가 같이 기록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거래를 검증하기 때문에 별도의 중간 관리자가 필요하지 않아 거래 비용이 절감되고 해킹 가능성도 거의 없다. 이에 따라 향후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서 블록체인 실험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이 금융권이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우편저축은행(PSBC)은 IBM과 함께 지난 11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자산관리 시스템을 공식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현지 은행들 가운데 은행의 핵심 업무에 가장 먼저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10월 최초로 시범 서비스한 후 실제 업무에서 100번 이상의 거래를 수행했다. 기존 은행의 자산관리는 고객, 자산관리자, 투자고문 간에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PSBC의 블록체인 자산관리 시스템은 여러 당사자 사이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따라서 반복되는 서로 간의 신용 정보 확인 과정을 생략하는 등 기존보다 자산관리 서비스 절차를 60~80%까지 단축할 수 있다.

 중국은행과 HSBC도 지난해 8월부터 블록체인을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담보대출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현재 고객이 부동산담보대출을 은행에 신청하면 은행은 측량업자를 고용해 부동산 가치 평가를 한다. 또 다른 고객들도 부동산 담보대출을 하기 때문에 동일한 부동산에 같은 조사 작업을 여러 번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은행과 측량사 간에 실시간 네트워크를 구축, 수일이 걸리는 고객 대출심사가 몇 초 만에 이뤄질 수가 있다. 동시에 부동산 정보를 거의 오류와 위조 위험 없이 저장할 수 있다.

◇ 전기차 구매비용, 블록체인으로 확 낮춘 완샹그룹

[2017 연중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일상속으로!] 中 비트코인 투자 열풍…금융· 전기車도 '블록체인'

 중국의 최대 자동차 부품 업체인 완샹그룹은 중국의 독자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차이나 레저 얼라이언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등 어느 기업보다 블록체인 기술에 적극적이다.

 리서치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완샹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완샹그룹은 2014년 미국의 전기차업체 피스커(현 사명 카르마)를 인수했고 현지에 3억7500만 달러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특이한 점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배터리가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대여가 되리라는 것이다.

 자동차 배터리 정보를 블록체인에 등록해 실시간으로 분석 및 추적하면 배터리 관리는 물론 교환 시점을 최적화할 수 있다. 동시에 마케팅 관점에서도 전기차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구매자가 사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기 때문에 초기 구매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완샹그룹은 설명했다. 

 완샹그룹 펑샤오 부회장은 "향후에 자동차 배터리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금융기관에 팔 계획도 세웠다"며 "이렇게 하면 회사의 현금 흐름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알리페이로 낸 기부금 블록체인으로 선행 확인해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간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의 기부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술을 시도할 첫 대상으로 선택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꼬리표가 없는 돈에 꼬리표를 달 수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로 고객은 알리페이를 통해 자신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비영리단체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기부를 더욱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알리바바는 기대했다.

 중국의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도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 기반을 둔 비트코인 결제업체인 서클(Circle)에 IDG 캐피털, 브레이어캐피탈과 공동으로 투자했다. 중국 최대 모바일업체 텐센트는 금융 및 기술회사 30곳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중국의 물류산업도 블록체인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나섰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가 지난달 선전에서 개최한 핀테크 행사에서 블록체인응용소위원회가 출범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물류산업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강력한 추적 기능을 가지고 있어 화물 분실, 배송 오류를 줄이는 등 물류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업계가 직면한 재정적 어려움도 획기적으로 경감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물류업계는 업계 블록체인 표준 제정 수립 등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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