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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현장의 애환...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등록 2017.01.13 15: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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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화건설 해외기획팀장인 이종훈 상무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1.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화건설 해외기획팀장인 이종훈 상무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딱 내렸는데 공항 지붕이 폭격받아 반이 없어졌더라고요. 당시 지붕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는데 그제야 실감이 났죠. 여기가 말로만 듣던 이라크구나 싶더라고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만난 이종훈(51) 한화건설 해외사업본부 해외기획팀장은 이라크에 처음 발을 내뎠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 팀장은 한화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수주, 공사 과정까지 약 3년을 이라크 현지에 몸담았다. 이 사업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분당 크기의 신도시를 짓는 공사다. 주택만 짓는게 아니라 이라크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기반시설까지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수주액 101억달러(한화 약 12조원), 국내 기업이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상 역대 최대규모로 주목받았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우려가 더 컸다. 우선 '이라크'라는 지역적 위험요인이 첫번째였다.

 이 팀장은 "2014년 이라크 수니파 반군(IS)이 북부지역을 점령하면서 바그다드 전방 40㎞까지 진입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어요. 현장에는 국내에 있는 직원 가족들의 전화가 아침저녁으로 끊이지 않았습니다. 걱정하는 직원들을 다독이긴 했지만 저 역시 불안했지요. 3일 내 이곳도 함락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죠. 다른 해외 건설업체 직원들은 모두 자국으로 도망갔지요. 하지만 저희는 꿋꿋하게 현장을 지켰습니다.

 그럴 수 있던 이유 중 하나가 보안시스템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화건설 해외기획팀장인 이종훈 상무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1.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화건설 해외기획팀장인 이종훈 상무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1.13.  [email protected]

 처음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출입통제, VCC(Visitor control center)구축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자이툰 부대에서 쓰인 것보다 모든 보안장비 가격을 2배 더 비싼 것으로 쓸 정도로 초기 시스템 구축에 공사비보다 더 많이 투자했지요. 이런 시스템을 믿고 꿋꿋하게 현장을 지켰는데, 이것이 이라크 정부와 국민에게 신뢰를 준 것 같습니다. 얘네는 돈만 벌러 이라크에 잠깐 들어온 기업이 아니구나 하는 믿음이요."

 치안에 이어 재정적인 위기도 다가왔다. 수차례 미수금을 받지 못하면서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팀장은 전혀 우려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 사업을 계획할 때부터 현지상황상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당연히 예상했습니다. IS 사태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하는지를 살피고 그에 따라 공사속도도 조절했습니다. 게다가 미수금도 생겼다고 하니 국내에서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어요. 하지만 저희는 정세에 맞춰 속도를 조절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조급해하거나 우려하지 않았습니다."

 한화건설은 올초 미수금 5억6000만달러(한화 약 6800억원)를 모두 받으면서 큰 산을 넘었다. 하지만 오는 2021년까지 공사가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내년에는 이라크 대선도 있어 공사가 순조롭지 못할수 있다.

 이 팀장은 "장기전이 되겠지만 이번 사업을 잘 마치면 향후 이라크에 국내 건설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리라 믿습니다. 이라크는 전후 복구사업이 시급합니다. 어느 국가보다 전후 빠른 복구를 이룩한 것이 우리나라입니다. 이번 사업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신뢰가 커진다면 저희를 비롯 국내 다수 건설사가 이라크 복구사업 수주에 쉽게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화건설 해외기획팀장인 이종훈 상무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1.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화건설 해외기획팀장인 이종훈 상무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7.01.13.  [email protected]

 한화건설은 이밖에도 인도네시아 주택사업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기, 수주절벽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한계점이 다가오고 있어요. 해외로 눈을 돌려야하지만 지난 2년 유가하락으로 중동 발주량이 이전의 반토막 으로 줄어드는등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이라크 신도시 사업을 발판으로 최근 인도네시아에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임대아파트를 짓는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앞으로 본계약까지 진행하면 세계에서 대규모 사업과, 그다음으로 큰 해외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셈입니다. 해외시장에서 단순 도급사업으로 외형만 늘리기보다 양질의 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하려 합니다."

 이 팀장은 1966년 출생으로 중앙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화건설에 입사했다. 가양지식산업센터와 성공회대 신학관 등 현장소장을 역임한 뒤 이라크신도시추진 TFT(태스크포스팀)에 몸담았다. BNCP(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건설본부 통합공무팀장을 거쳐 현재는 한화건설 해외사업본부 임원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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