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종합]'망연자실' 삼성, 경영전반 올스톱 직면

등록 2017.01.16 16:11: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삼정전자 임시 주총과 함께 3분기 실적 발표를 한 27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47조8200억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의 201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또한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쇼크로 매출은 전년 동기 51조6800억원 대비 7.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조3900억원 대비 29.7% 감소했다. 2016.10.27.  photothink@newsis.com

이어지는 '최순실 사태' 파장에 삼성 곳곳에 파열음…'경영차질'극심
임원 인사부터 지주사 전환, 대내외 일정 줄줄이 연기에 M&A도 제약
FCPA 적용 될 경우 대규모 과징금외에 해외 영업활동 제약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수사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극심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남은 상황이지만 '최순실 사태'로 인한 여파가 이어지면서 그룹 전반이 큰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이 부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수사가 시작된 후 대기업 총수를 상대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올해 경영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의 구속수사 영장 청구 방침이 세워지면서 최악의 국면에 빠지게 됐다.

 법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들이면 총수 부재상황을 맞는 삼성의 대내외 투자와 활동은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른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은 최순실 사태로 이미 경영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과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마비됨으로써 삼성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내외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는 등 파행을 빚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삼성은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지난 해 11월 중순부터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 대내외 행사 등을 미루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에 따라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도 세우지 못한 상태다.

 특히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재로 장기 성장전략과 미래먹거리 발굴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면한 과제이자 '차세대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사업추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 지휘에 나선 이 부회장은 경영전면에 나선 뒤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 키우기에 속도를 내왔다.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기업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다.

 시장과 기술의 변화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속도를 안정적이고 빠르게 낼 수 있는 방법은 인수합병(M&A)가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큰 투자나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오너의 부재는 촌각을 다툴만큼 치열한 국제경쟁 상황 속에서 한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총수가 직접 현장에서 상대방과 협상을 하는 것과 뒤에서 사후보고를 받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일 수밖에 없다. 결정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돼 거래를 망칠 수도 있을 뿐더러 전문경영인은 오너가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경영구도 재편을 위해 추진해온 구조재편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이 부회장은 올해를 '뉴삼성'의 원년으로 삼고자 '지주사 전환 검토'라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9%에 불과하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오너가와 삼성그룹사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총 18.15%(삼성생명 특별계정 0.54% 포함)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이 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게 되면 지주회사는 자사주를 통해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으로 확대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외신에서는 연일 삼성에 대한 기사를 대서특필하는 등 향후 글로벌 사업에서 'CEO 리스크'로 인식할 수밖에 없어 비상등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가 확정되면 삼성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과 영국 뇌물수수법 등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다수 국가에서 강력하게 도입 중인 FCPA 적용 사례가 될 경우 대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되거나 해외 영업활동에 제약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FCPA는 기본적으로 미국 회사가 해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회계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JP모건은 사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중국 고위 관리층 자녀 100여 명을 채용한 것이 덜미가 잡혀 최근 2억 달러(약 2360억원)의 벌금을 물었다.

 그러나 FCPA로 미국에 현지법인을 둔 외국 회사를 처벌하는 경우도 많다. 2008년 뇌물 스캔들에 휘말린 독일 지멘스가 미국 법원에 8억 달러의 벌금을 낸 게 대표적이다.

 FCPA 처벌을 받은 기업은 천문학적 과징금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조달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된다. 미국 내 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힘들어진다.

 현재 부패방지법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브라질, 터키,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정조사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부패 집단'이라는 인식이 번진 데 이어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해외 사업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나아가 삼성이 대외적 이미지 손상을 입게 되면 미국 조달시장에서 퇴출되고 해외 인수합병에도 제동이 걸려 대외 악재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대표기업인 삼성의 총수가 부재상황이 된다는 것은 삼성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외국에선 회장이 구속되면 회사의 방향성이나 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