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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으로 옮겨 붙은 뮤지컬계 시국 비판

등록 2017.01.17 08:55:42수정 2017.01.17 08: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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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제 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서 조승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16.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들어라 썩을 대로 썩은 세상아 죄악으로 가득하구나 (…) 들어라 비겁하고 악한 자들아. 너희들 세상은 끝났다."(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중 '맨오브라만차')

 지난해 말 광화문광장을 밝힌 촛불 열기와 함께 목소리를 높였던 뮤지컬계의 시국 풍자가 시상식장으로 옮겨 붙었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혼란한 현재에게 비수를 꽃히는 노래가 울려퍼졌다.

 객석에 앉아 있던 조승우는 이날 사회를 본 뮤지컬배우 이건명이 출연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가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날 그가 부른 '맨오브라만차' 한 소절은 17일 오전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조승우와 이날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미도가 출연한 '스위니 토드'는 같은 날 창작과 라이선스를 통틀어 작품부문 최고상인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받았다.

 자신의 가정을 파탄시킨 터핀 판사에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광기의 살인을 저지르는 이발사 스위니 토드의 이야기는 현재에도 통용 가능한 풍자가 넘쳤다.

 이날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던진 배우들도 있었다. 김지우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억하는 노란 팔찌를 왼손 손목에 차고 나왔다. 배우 송용진 역시 상의 왼쪽 옷깃에 노란 리본을 매달고 나왔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 제 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서 배우 김지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1.16.  taehoonlim@newsis.com

 특히 송용진은 작년 말 촛불집회 문화제에서 연출가 변정주가 이끄는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배우들'(시함뮤)에 함께 하기도 했다.

 시함뮤 배우들은 몇차례의 문화제에서 민중봉기를 다룬 상징적인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와 '내일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빛', 전영관 시인의 산문집 '슬퍼할 권리'를 바탕으로 김명환이 작사하고 이한밀이 작곡한 '나 여기 있어요' 등을 입 모아 불렀다.

 그동안 다소 상업적으로 치부되던 뮤지컬계는 혼란스런 시국에 공감과 위로는 물론 풍자, 해학 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매만져왔다. 뮤지컬 '오! 캐롤', '구텐버그' 등 공연 중이던 작품까지 동참했다.

 '한국뮤지컬어워즈'를 마무리하는 이건명의 멘트가 최근 뮤지컬계 마음을 대변했다. "뮤지컬에 담긴 이야기는 허구나, 그 허구 안에는 가치가 담겼다. 그 가치는 진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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