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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로 보는 세계의 닭’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

등록 2017.01.17 16: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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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훈몽도휘, 일본 에도기

【서울=뉴시스】훈몽도휘, 일본 에도기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판화로 보는 세계의 닭’ 특별전이 22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개막한다. 동서양의 닭 관련 판화와 목판, 서책 등 70여점을 선보인다.

 닭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동물이다.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 노릇뿐 아니다. 수탉의 벼슬은 출세와 부귀, 암탉은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다.

 민간은 닭의 수호초복 기능에 주목했다. 정월초하루 호랑이와 닭 그림으로 액을 물리치고, 상인일 새벽에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서울=뉴시스】세화, 입춘대길 금은만당

【서울=뉴시스】세화, 입춘대길 금은만당

 닭은 지네와 천적관계다. 도교를 창시한 장도릉이 닭으로 변신해 지네, 전갈, 두꺼비, 도마뱀, 뱀 등 5독을 없애는 금계천사 부적이 나온 이유다. 불교에서도 금계천사 부적을 받아들여 오불관을 쓴 지장보살상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닭 세화를 판화로 찍거나 그려서 대문에 붙였다. 모든 악을 막고 행운이 깃드는 한 해를 기원했다. 경명주사로 찍은 부적을 몸에 지녀 액을 피하고 소원을 이루고자 했다.  

【서울=뉴시스】금계천사부

【서울=뉴시스】금계천사부

 특별전에는 한국의 세화 목판화, 민화, 석판화와 탁본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의 목판본과 목판 연화, 부적류가 나온다. 우키요에(浮世繪), 피카소와 샤갈의 석판화, 헝가리의 석판화도 볼 수 있다.

 명나라 때 중국 신선들의 이야기인 ‘열선전전(列仙全傳)’에 등장하는 닭 관련 신선인 축계옹도 삽화로 만난다. 축계옹은 기르는 닭 1000마리에게 모두 이름을 지어줬는데, 이름을 부르면 그 닭이 달려왔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수탉, 피카소, 20세기, 석판화

【서울=뉴시스】수탉, 피카소, 20세기, 석판화

 ‘입춘대길 금은만당’이라고 적힌 중국 연화도 있다. 빈 원 안에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이 한글로 여덟 글자를 써넣었다. 붉은 닭이 금과 은이 주렁주렁 달린 돈나무를 짊어진 채 집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다.

 백동도 석판화는 닭싸움 풍경을 전한다. 프랑스 화가 폴 자쿨레의 다색판화 속에서는 두건을 쓰고 짚신을 신은 조선인이 투계를 품고 있기도 하다.

【서울=뉴시스】투계도, 폴 자쿨레, 20세기, 다색 목판화

【서울=뉴시스】투계도, 폴 자쿨레, 20세기, 다색 목판화

 한 관장은 “밤의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인 닭의 불굴의 정신으로 국가에 닥친 환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도약해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라는 의미로 세계 닭 판화관련 자료를 모았다. 전시회 기간 명주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전통판화 교육도 한다”고 밝혔다.

 2017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의 하나인 이번 전시회는 3월3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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