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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헤리티지 너싱홈, 경매서 반값 낙찰…보증금 피해자 속출 우려

등록 2017.01.18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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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보증금 미반환 사기 논란에 휩싸인 고급 요양원 '더 헤리티지 너싱홈'이 최근 경매에서 반값에 새 주인을 만났다. 그러나 그마저 낙찰액이 일부 우선 순위자에게 모두 배당돼 150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보증금 등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17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305번지 일대에 있는 더 헤리티지 너싱홈(이하 너싱홈) 노유자시설이 지난 9일 박모씨에게 147억6700만원에 낙찰됐다.

 애초 감정가는 293억원이었으나 두 차례 유찰된 끝에 그 절반 남짓(50.40%)한 가격을 받는 데 그쳤다.

 이 매물은 대지 면적 약 6573㎡(약 1989평)에 지하 2층~지상 4층 200실 규모다. 간호사와 전문의료진 200여 명을 두고 최고급 요양서비스를 표방하며 입소자 1인당 보증금 수천만원씩을 받아 운영했다.

 본래 소유·운영업체는 서우로이엘이다. 박모 대표는 이 밖에도 부동산개발업체 서현디엔씨를 갖고 있다.

 문제는 서우로이엘이 최근 수년간 너싱홈 입소자들에게 보증금 수십억원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서우로이엘은 실버타운인 '더 헤리티지' 분양에 실패하면서 자금난을 겪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설립·운영했던 늘푸른의료재단의 보바스 기념병원도 지난 9월 기업회생을 신청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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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자금난을 겪으면서 너싱홈 매물의 채권자는 150여 명, 채권액은 총 334억8000여만원에 달하게 됐다.

 하지만 배당순위 1~4위 채권액만 169억원이 넘어 이번 경매 낙찰액 147여억원이 이들에게 전액 돌아가게 됐다. 이에 후순위로 밀려있던 150여명은 한푼도 배당받지 못 할 처지에 놓였다.

 피해자 개개인이 받아야 할 돈은 적게는 800여만원에서 많게는 2억여원에 달한다. 피해액은 총 165억여원이다. 사측에 따르면 이중 입·퇴소자들이 입은 피해액은 85억여원이다.

 일부는 너싱홈에서 근무하며 임금이 체불된 이들로 보인다.

 너싱홈 한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대부분 직원 임금도 체불됐다. 이중 회사를 그만둔 이들이 절반에 가깝지만 법원에 배당 신청을 기한 내에 하지 못 해 대다수가 배당예정자도 되지 못했다"며 "그나마 10여 명이 배당받을 권리를 얻었으나 이번 경매 결과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서우로이엘 지주회사 격인 서우 주식회사는 보증금 반환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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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우 관계자는 "경매에 부쳐지기는 했으나 피해자들과 매물을 제3자에게 팔아 보증금의 절반이라도 우선 변제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노력했는데 여의치 않아 결국 경매가 이뤄졌다. 게다가 반값에 낙찰돼 당혹스럽다"며 "현재 경매 결과에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체임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현재 더 헤리티지도 경매가 진행 중"이라며 "배당요구종기일을 놓쳐 배당권리를 잃은 이들에게도 돈을 줄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우 측 주장대로 실제 지난 16일 법원에 이번 경매에 대한 이의 신청이 접수됐다.

 만일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오는 23일 안에 경매 불허 결정을 내리면 매물은 다시 경매에 들어간다.

 하지만 피해자 모두 배당 후순위로 밀려있고, 선순위 채권액이 워낙 커 지금으로선 피해자들이 구제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다시 경매가 진행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데다 경매가 이뤄져도 이번보다 두 배 비싸게 낙찰되거나 우선순위에 있는 고액 근저당권이 없어지지 않는 한 피해자들이 배당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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