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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트 취임' 맞춘 현대차 美 대규모 투자…마케팅·전략적 포석 고려

등록 2017.01.17 20: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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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본사/첨부/

향후 5년간 매년 6000억달러 정도 미국 투자
 미국 현지 공장·연구소 14곳 이상 투자내역 총망라
 현대차, "제2 공장 설립과는 전혀 무관" 해명
 "일상적 투자활동…트럼프 취임과는 연관없어"

【서울=뉴시스】김준모 기자 = 현대자동차가 향후 5년간 미국에 총 3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한 것은 세계 최대 시장인 현지에서 최첨단 신차 개발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들어 위축되고 있는 입지를 강화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현대차는 앞서 올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12만대 늘어난 813만대로 설정, 대대적 공세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바 있다.

 미국 투자계획은 이같은 경영전략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더불어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20일)을 앞두고 전략적 판단에 따라 투자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그러나 이번 투자는 일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부일 뿐 '미국 2공장 신설' 등 현안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미국 투자는 오는 2021년까지 5개년에 걸친 이뤄진다. 한 해 평균 6000억 달러 정도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현대차 만이 독점적으로 집행하는 액수가 아니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미국에 있는 현대차그룹 모든 공장과 연구소 등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지는 투자액을 합한 액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 2곳과 연구소 2곳,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현대파워텍·현대아이모스 공장 등 미국에 있는 계열사 공장 등 14곳 이상의 투자 내역을 망라한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투자 내역은 그룹 계열사들이 일상적으로 집행하는 경영 활동이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미국2공장 신설' 등의 문제와는 연관이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투자 내용을 미국 공장 증설 또는 신설 문제와 결부짓는건 사실과 다르다"며 "자동차 공장을 짓기 위해선 적어도 10억~15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번에 밝힌 31억 달러 투자 내역엔 그런 부분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더구나 이번 투자 액수는 미국내에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공장과 연구소 등 적어도 14곳 이상에서 집행하는 모든 예산을 망라한 것이다"라며 "각 계열사별 금액을 쪼개보면 실질 투자 금액은 예년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런 설명에도 자동차 업계는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과 연관짓는 분위기다. 트럼프 취임식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투자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서 다분히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인 도요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이 최근 앞다퉈 미국내 공장 신설과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견해인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투자 금액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발표는 미국 공장 증설 등의 문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누가 봐도 현대차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새 대통령에게 '취임 선물'을 준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지 않냐"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문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수요 등 시장 상황에 달린 문제다"며 "현재 시점에선 미국 공장 신설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확정된 바는 전혀 없고 이번 투자계획엔 분명 그런 부분이 담겨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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