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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 "청년 채용 확대해 달라" 독려…30대그룹 CEO "…"

등록 2017.01.18 10: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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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1.18.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1.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18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내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올해 청년 채용을 확대해줄 것을 독려했지만, 재계에서는 구체적인 채용 수치를 내놓지 않아 노동계의 기대감에는 못 미쳤다.

 고용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간담회에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한화, 두산, KT, 신세계, CJ, 효성, 포스코, 아시아나항공, 대우건설, 하이트진로, 현대중공업, GS에너지, 대한항공, 종근당, 롯데제과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올 1분기에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 취업난을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30대 그룹의 선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올해는 내수 둔화, 대내외 불확실성, 구조조정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중첩되어 있어 고용상황이 예년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고용부와 재계는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채용 계획이나 수치는 논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용장관이 연초 30대 그룹 CEO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 채용 확대를 당부한 건 갈수록 악화되는 청년 실업난이 전체 노동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켜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재계에 전달하려는 의중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수는 수출부진,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5000명이 줄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8%에 달해 지난 1999년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청년 취업애로계층은 1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이 장관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중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자국 일자리 보호기조 확산, 조선업 구조조정 본격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금년 경제·고용사정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청년실업난을 완화하기 위해 재계, 특히 30대 그룹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30대 그룹를 중심으로 경영계에서 5가지를 실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우선,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속히 확장적으로 확정해 주시기를 강력히 요청드린다"며 "금년 1분기까지 300인 이상 사업장의 채용계획이 8.8%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2월 졸업생들을 포함해 청년들이 취업하는데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이어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원·하청 상생협력을 통한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일자리 9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없이는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며 "원청의 성과가 하청·협력업체에 흘러가고, 이들 기업의 근로조건·경쟁력 제고가 다시 원청의 성과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능력중심 인력운영 등 노동개혁 현장실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개혁 현장실천은 기업의 체질을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꿔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청년고용 확대, 장년 고용불안 해소, 근로시간 단축, 격차 해소 등 1석 5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또 "일·가정 양립은 저출산, 장시간근로, 여성경력단절, 일자리 부족 등  우리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라며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천을 제안했다. 특히 "30대 그룹이 유연근무제 도입, 육아휴직 확대,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전환형 시간선택제 등 일·가정 양립 고용문화 확산을 선도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 참석하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01.18.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30대 그룹 CEO 간담회에 참석하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01.18.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위한 비정규직 사용은 선진국도 활용하고 있고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비용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관행을 조성하고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경우라도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일자리 문제는 노동시장의 수요, 공급, 매칭이라는 3박자가 원활하게 작동해야 해결될 수 있다. 이 중 우리 노동시장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수요 부분"이라며 "정부는 양질의 고용서비스를 위해 총 17조원의 일자리 예산, 총 2조6000억원의 청년취업 지원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이 충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노동시장은 병목현상으로 정체되고 정부의 고용서비스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일자리 창출력을 높이고 노동시장 격차 해소 성과가 나타나도록 총력을 다해 30대 그룹의 실천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는 청년 채용 확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채용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정부의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올해 노사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산업현장 법치주의 구현, 직무·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해 합리적인 입법·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경총도 다각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30대 그룹의 한 CEO는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환경에 놓여 있어 고용, 투자 환경이 불확실하다"면서 "그럼에도 (돈벌이가 안되는 한이 있더라도)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법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임금·근로시간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근로기준법 등 시급한 입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CEO는 "직무능력주의, 상생협력, 일가정양립을 중점과제로 추진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으나 정책의 지속성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기조를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CEO는 "1987년 이후 노사관계가 지금도 변화가 없는데, 외국의 노사관계를 보면 정말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며 "노사관계 합리화를 위한 노력을 노사가 함께 해야겠지만 정부도 필요한 제도개선 등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는 30대 그룹이 선도적으로 채용을 확산시켜 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참석자 면면을 볼때 각 기업을 대표하는 총수가 아니기 때문에 채용 계획이나 목표를 제시할 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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