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수난의 연속 롯데]외풍에도 '변화·혁신' 의지…유통 신사업·화학분야 국내외 투자

등록 2017.01.19 16:22: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팀은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300억 원대의 수상한 자금을 조성, 운용한 사실에 대해 전방위 수사 사실을 밝혔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가 위치한 호텔롯데와 롯데백화점 건물 모습. 2016.06.14.  pak7130@newsis.com

신동빈 회장, 연초부터 주요 사업장 챙기며 '현장경영'
유통분야 '4차 산업혁명' 대비위해 그룹·계열사 일사분란
석유화학, 대규모 해외 M&A 움직임 재개… 성장세 주목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이하는 롯데그룹이 특검과 사드의 회오리 속에 지난해에 이어 '창사이래 최대 위기'라고 불릴만큼의 수난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겹악재 속에서도 새로운 50년의 시작을 맞이해 변화와 혁신을 통한 新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는 남다르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 스스로도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며, 신규 개점한 롯데마트 은평점, 롯데월드타워 등 그룹의 주요 사업장을 직접 챙기며 현장 경영에 시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그룹 비리 수사 등 연이은 악재를 겪은 신 회장은 '현장 경영'에 복귀하며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신 회장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를 강조하며 유통 변화의 선두에 설 것을 주문했다. 실무진들의 움직임도 재빨랐다. 지난해 말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인공지능(AI) 솔루션 도입에 이어 롯데그룹은 홍채·지문 등 생체인증과 단축 비밀번호 서비스를 도입해 업계 최초로 '본인인증 통합 플랫폼'을 올 상반기 내 구축한다.

 신 회장은 '향후 3년간 4차 산업혁명과 이에 따른 소비계층 변화 등 제대로 대응하는지 여부가 30년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군별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전담 혁신조직 설치도 지시했다. 그룹 정책본부에서도 이미 관련 TF가 활동 중이다.

 재계 5위의 거대 그룹이지만 커다란 위기를 겪었던 터라 '변화와 혁신'이라는 공감대가 조직 내부에 형성돼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톱10'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의 꿈을 이루기 위한 선결과제인 '호텔롯데' 상장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통분야와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인 석유화학분야의 성장세는 괄목할만하다.

 일반 석유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해온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삼성그룹 화학3사(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인수를 마무리하고 정밀화학 사업에 진출했다. 고부가 제품 생산 수직계열화를 이뤄 종합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도 이어졌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공장 내 에틸렌 설비 연간 생산 능력을 연간 100만톤에서 12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이번 증설을 통해 연간 5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준공된 우즈베키스탄 공장(39만톤)과 현재 증설 중인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81만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미국 에탄 크래커 공장(100만톤)까지 포함하면 약 4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된다. 이렇게 된다면 국내 1위, 글로벌 7위 에틸렌 생산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거래 가격이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전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석유화학을 유통과 같은 비중으로 키우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위기 속에서도 각 계열사 별로 현안들을 잘 풀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석유화학은 신 회장이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온 사업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키워나갈 방침일 것"이라면서 "유통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매물이 나타날 경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독보적 업계1위'를 유지하고 질적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