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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윌버 로스 “中, 보호무역주의 가장 강해” 정면 비판

등록 2017.01.19 13:17:25수정 2017.01.19 14: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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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민스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재무장관 후보로 알려진 윌버 로스 윌버로스 컴퍼니 회장과 만나고 있다. 2016.11.21

【서울 = 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초대 내각을 이끌 경제부처 수장들의  '중국 때리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출신의 월버 로스(79) 미국 상무부 장관 내정자는 18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을 덩치가 큰 국가 중 가장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강하다(most protectionist)고 비판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내정자는 이날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그들(중국)은 자유무역을 실천하기보다는 (대화의 주제로 삼아) 말을 더 많이 하는 편”이라면서 이같이 꼬집었다.

 이러한 비판은 전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올린 2017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포럼) 기조 연설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지지한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개방을 통해 자유무역과 투자를 촉진해야 하며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해야 한다"며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로스 내정자는 양국간 관세율 차이를 이러한 불공정 교역의 한 사례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관세는 낮지만, 중국이 높은 관세를 유지는 것은 이상한 일(weird)”이라며 “이것은 불균형(imbalance)이며, 자유무역과 관련해 대화해볼 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교역 상대국들이 더 자유로운 무역을 실행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중국의 이른바 '좀비 국영 기업'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중국 국영 기업의 30% 이상이 파산 직전(on the verge of failure)이며, 이들은 국영 은행이 제공하는 저리의 대출과 정부 보조금(subsidies) 등에 기댄 채 가까스로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냐는 것이다.  

 로스 내정자는 다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을 향해 휘두를 채찍이 주로 '반덤핑 관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관세는 협상 도구이자, 룰을 지키지 않는 상대를 징벌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1930년대 관세법)과 그 파장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역사의 교훈을 배우지 못한다면 그것(교훈)은 오늘날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징벌적 관세를 무차별적으로 부과하는 방식의 제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제재가 주로 반덤핑을 비롯해 공정한 무역질서를 역행하는 상대국의 개별 기업이나 산업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에 방점을 맞춘 것이다.

 로스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대선 유세기간 중 중국과 멕시코산 수입품에 고율의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협상용’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러한 위협은 중국과 멕시코에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제공해 협상의 토대를 강화하는 데 유용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자신을 경제 성장을 중시하는 호혜적이고 합리적인 자유무역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나는 자유무역에 반대하지 않는다.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면서도 “나는 합리적인 자유무역주의자로, 미국 근로자들과 제조업의 이익에 반하는 자유무역을 옹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미국을 물건 ‘판매 업자(중국)’와 ‘고객(미국)’에 각각 비유하며 무시당해온 고객의 권리를 최대한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결코 세계 교역의 판을 뒤엎으려는 의도를 지닌 것이 아니며, 고객 위에 군림하는 판매업자의 잘못된 관행을 합리적인  수단을 통해 적절히 손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로스 내정자는 뉴저지 출신으로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사모펀드 전문가다. '무역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작년 1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꼭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45%의 관세를 매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중국에) 세계에서 가장 큰 고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로스 내정자에 대해 “대선 유세기간중 되풀이된 (트럼프의) ‘레토릭(징벌적 관세부과)’에 대해 걱정했다”면서 “(하지만) 그(로스 내정자)가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는 방식에 안도감을 느꼈다”며 깊은 신뢰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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