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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충동' 조광화 "류승범·박해수 캐스팅 복 받았다"

등록 2017.01.19 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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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박해수와 류승범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박해수와 류승범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나? 나 이름이 장정이여. 이! 장! 정! 튼튼허고 기운좋은 으른 되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여. 이장정. 나가 좋아허는 사람이 있는디 말여. 그기 '꼴레오네' 여. 영화 '대부' 으 '알 파치노'여."

 이름에서부터 수컷 냄새가 진동하는 장정은 걸쭉한 전라도 목포 사투리로 한껏 으스댄다. 가정을 지키는 일이 '진정한 남자'라며 폼을 잡지만,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할수록 그의 눈빛은 짐승처럼 변한다.  

 19일 오후 서울 대학로 CJ아지트에서 공개된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현장에서 미리 지켜본 두 장정인 류승범(37)과 박해수(36)는 험하고 거칠지만 속정 깊은 남자 '장정' 역에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비롯해 영화에서 날 것의 매력과 동시에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어수룩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류승범의 장정은 긴장과 이완,

 '됴화만발' '프랑켄슈타인' '오이디푸스' '유도소년' 등을 통해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한 박해수는 우직함으로 밀고나가는 뚝심,  

 '전방위 이야기꾼'으로 통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52·서울예대 교수)의 대표작인 연극 '남자충동'은 1997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극찬 속에서 제21회 서울연극제 '희곡상', 1998년 제34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제34회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대상' 등을 휩쓸며 연극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다. 2004년 재연 당시 안석환, 조혜련, 오달수, 엄기준 등 수많은 스타들이 출연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류승범과 손병호가 열연을 하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류승범과 손병호가 열연을 하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email protected]

 하지만 방 안에 영화 '대부'의 '마이클 코를레오네'(알 파치노)의 브로마이드를 걸어놓을 정도로 순수하지만 허위의식이 있고, 연민을 넘어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의 기형적인 시스템이 낳은 괴물을 연기해야 하는 복잡다다한 이 캐릭터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 힘들어 13년 만에 무대에 올리게 됐다.

 조광화 연출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지만 날 것 같은 두 배우를 한꺼번에 캐스팅할 수 있어서 복을 받았다고 웃었다.  

 "최근 공연 문화가 부드러워졌어요.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에서도요. 그러니 극단적인 것이 불편해질 수 있어요. 배우도 그런 문화에 익숙해져서 날 것의 매력이 부족해졌죠."

 하지만 두 배우를 보는 순간 장정이라는 것을 알아채렸다. "승범 배우에게는 오래전부터 러브콜을 보냈어요. 계속 거절당했는데, 나중에 먼저 연락이 왔어요. 야생적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이 많고요. 해수 배우와는 '풀 포 러브'(2010) 때 처음 봤는데 당시 다역을 했어요. 그런데 센스가 넘치고, 남성적인 부분도 있더라고요."  

 류승범이 연극에 출연하는 건 2003년 박광정 연출의 '비언소'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처음에 희곡을 읽고 정말 배우로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희곡을 보는 내내 작품이 무대에 올라갔을 때가 계속 상상이 되면서 굉장히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류승범이 열연을 하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류승범이 열연을 하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email protected]

 그간 연극에 다시 출연하지 않았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영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을 뿐이에요. 최근 연극 예술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은 하게 됐죠. 예전에 호기심이 생겨 대학로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구경을 왔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체험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용기를 낸 덕분에 다양한 것을 새롭게 배우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숙지해야 할 부분이 많아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는데, 연극 예술에 참여한다는 게 개인적으로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힘을 받고 있죠."  

 연극계 블루칩인 박해수는 최근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푸른 바다의 전설'과 영화 '마스터' 등을 통해 매체로도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있다.

 박해수는 "저는 연극을 기반으로 하는 배우고, 계속 공부를 해나가고 싶고 그렇게 할 것"이라며 "연극을 하다 보면 관객으로부터 생명력과 에너지를 주고 받아요. 그런 면에서 감사하죠. 지금은 드라마, 영화도 재미있는 상황이라 동료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둘 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됴화만발' 프랑켄슈타인' 등을 통해 '조광화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한 것에 대해서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모르겠는데 이제 아들로 생각하는 느낌"이라면서 "어떤 디렉션을 주셔도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웃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박해수와 류승범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 열린 연극 '남자충동' 연습실 공개에서 출연 배우 박해수와 류승범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남자충동'은 가부장 지향의 남자들이 강함이라는 판타지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폭력성향으로 인해 파멸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월 16일부터 3월 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공연된다. 2017.01.19.  [email protected]

 '남자충동'이 초연한 해는 영화 '넘버3'와 '초록물고기'와 개봉한 때이기도 하다. 조폭 문화를 폼 나고 멋있게 그리기 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면들을 그린 작품이었다. 특히 '남자충동'은 찌질함, 그리고 스스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것을 굳이 책임지려고 하는 수컷의 본질을 까발렸다.

 강렬한 폭력성을 머금었던 이 작품이 20년이 지난 지금 무대에 오르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조광화는 "지금은 폭력이 너무 많은 사회에요. 가부장적인 속성이 망령처럼 숨어 있다"면서 "그것을 이 시대의 트렌디함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남자충동'을 올리지 못한 이유 중에 하나는 조폭 영화 등의 범람이었다. "좋은 작품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많았죠. 그래서 먼저 공연한 작품임에도 후발주자로 오해를 받을 것 같았어요."

 1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지금은 더 고민이 많아졌다. "그간 여자 대통령이 나오는 등 민주적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착시였죠. 헛된 욕망을 좇아가고 거기에 편승을 하고 사람들이 무력감 속에서 부당한 권력을 이기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무력감을 느꼈는데 그런 부분이 폭력성으로 바뀌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서 예전과 '과한 폭력'이라는 주제는 같지만 폭력성을 좀 줄여서 왜 인물들이 폭력적인 형태로 빠지게 됐는지에 대해 드라마 적으로 가고 있어요."

 조광화와 대학로에서 절친하게 지냈지만 그와 작품에서는 처음 만나는 손병호와 김뢰하가 장정과 갈등관계를 보이는 아버지 '이씨'를 연기한다. 어머니 '박씨' 역에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황영희와 '남자충동' 원년멤버인 황정민이 캐스팅됐다. 장정의 동생이자 연약하고 섬세한 베이시스트 '유정' 역에는 전역산, 자폐증을 앓는 막냇동생 '달래' 역에는 송상은과 박도연이 캐스팅됐다.

 프로스랩이 제작하는 이번 연극은 오는 2월16일부터 3월26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 1관 무대에 오른다. '남자충동' 20주년 기념 무대이자 조광화의 연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조광화 전(展)'의 개막작이다. 이후 조광화의 또 다른 대표작인 '미친키스', 그리고 '조광화 전'을 통해 발표되는 '신작'(제목 미정)독회까지를 이르는 '장정시리즈'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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