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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치킨업계]식용유 값 급등·AI에 소비위축 '이중고'…'닭의 해'인데 매출 걱정

등록 2017.01.20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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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경기 침체에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까지 겹치며 지난해 남미에서 홍수가 크게 나 식용유의 원료인 콩 수입량이 줄어든 3일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용유를 살펴보고 있다. 2017.01.03.  bjko@newsis.com

공급 차질로 국내 식용유 가격 올들어 10% 넘게 올라
식용유 값 상승세 지속 땐 현재 치킨가격 유지 어려워
역대 최악 AI에 닭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쳐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한국을 넘어 중국인들도 좋아하는 국민 야식 '치킨'. 기름에 튀겨 먹는 원조 통닭부터 다양한 양념이 더해진 치킨까지 남녀노소 좋아하는 야식 메뉴이자 대표 음식이다. 하지만 최근 치킨업계가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이어 식용유 대란으로 이중고에 빠졌다.

 20일 식품 및 치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세계 주요산지에서 발생한 홍수로 콩 재배량이 줄고 품질이 떨어지면서 '식용유' 대란이 발생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산 원유의 수입은 사실상 중단돼 업체들은 미국산 원유를 수소문해 대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식용유을 생산하는 오뚜기와 롯데푸드가 지난해 말 업소용 B2B(기업간 거래) 식용유 가격을 약 9% 올린데 이어 CJ제일제당도 B2B가격을 7~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동원F&B와 대상 등 아르헨티나에서 대두 원유를 수입해 B2B용 식용유를 공급 업체들은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식용유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남미 홍수가 발생하면서 수입한 대두의 품질 문제로 여러번 정제를 해야하고 물량도 줄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며 "제조원가가 약 18% 인상돼 업소용 식용유에 한해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식용유 제조사들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식용류 소비가 많은 치킨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도매시장에서 18ℓ기준 2만4000~5000원에 거래되던 업소용 식용유가 보름 새 10% 이상 상승하며 현재 2만8000원까지 올랐다.

 치킨업체의 경우 보통 하루에 식용유를 한 통 이상씩 사용하기 때문에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현재 치킨 가격 유지는 힘들 수밖에 없다.

 교촌치킨, BBQ 등 일부 업체에서는 해바라기씨나 포도씨, 올리브 등 다른 원료들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식용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비침체와 AI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 그나마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운 닭은 괜찮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AI 파동 이후 육계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정세로 돌아가는 모습이지만 소비심리 위축이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치킨업체들은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bhc는 페이스북 공유 이벤트인 '닭치고 치킨런' 행사를, 네네치킨은 세계 각국의 매장을 탐방하고 해외여행도 즐기는 '네네치킨 글로벌 원정대' 이벤트를 진행한다.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 윤홍근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30억 보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자사 치킨을 먹고 AI에 감염될 경우 최대 30억원을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윤홍근 BBQ그룹 회장은 "최근 AI가 발생한 이후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조리된 닭고기를 먹어서 AI에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며 "역대 최악의 AI로 불리는 만큼 방어책 마련 차원에서 30억원 보상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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