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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개막…새로운 국제 질서 열린다

등록 2017.01.20 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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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체어맨스 글로벌 디너'(Chairman’s Global Dinner)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2017.1.18.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트럼프 시대'가 20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비전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앞으로 행보를 놓고 기득권 정치가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와 2차 대전 이후 70년간 이어진 국제 질서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역사의 탄생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후 12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2시) 미 수도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미국에서 '아웃사이더', '부동산 재벌' 대통령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주제로 미국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사회 통합과 경제 성장, 안보 확충을 거듭 강조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성경과 에이브러햄 링컨 제16대 미 대통령이 사용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한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선서식을 진행한다.

 취임식 직후 국회의사당에서 오찬을 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백악관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 애비뉴까지 2.7㎞ 구간에 걸쳐 90분 동안 차량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날 저녁 7시부터는 공식 피로연이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와 국립건축박물관에서 열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피로연에서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의 명곡 '마이 웨이'에 맞춰 아내 멜라니아와 춤 춘다.

 취임식엔 총 2억 달러(약 2330억 원)가 투입됐다. 당일 도심에는 70만~90만 명이 모일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180만 명)의 절반 규모다. 반트럼프 진영은 따로 대형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야인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 시위는 진보성향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주도했다. 2017.1.20.

◇ 흔들리는 전후 질서…유럽·중국 모두 긴장

 트럼프 시대 도래에 국제사회는 바짝 긴장했다. 트럼프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EU) 등 전통적인 서방 결속체를 비판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며 전후질서를 뒤흔든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외교안보, 무역 등 모든 분야에서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호 무역과 국경 통제 등 그동안의 세계화 물결을 거스르는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환태평양경제무역협정(TPP)를 즉시 폐기하고 '미국에 불공평한'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나토 무용론과 한국 등의 방위비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동맹국들을 압박했다.

 트럼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주요 지도자의 난민 포용, EU통합주의 정책을 정면 비판해 왔다. 그는 영국에 이어 EU 탈퇴를 선택하는 나라가 추가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전통적 우방들에 날을 세운 트럼프는 냉전 이후로도 미국과의 앙금을 털어내지 못해 온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손잡고 국제 테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취임으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 강 대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와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 및 폭탄 관세 부과 등의 주장으로 외교·경제 모든 면에서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 美 사회 분열 우려 …오바마 업적 지운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링컨 기념관에서 취임식 전야 행사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축하 공연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7.1.20.

 미국 내부적으로는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는 인종·성차별 발언과 극단적 공약으로 이미 여러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대선 이후 미국에선 특정 계층을 표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증가세를 타고 있다.

 민주당 의원 60여 명은 트럼프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취임식을 아예 보이콧했다. 트럼프는 취임식 불참 의사를 밝힌 흑인 인권운동가 존 루이스 하원의원을 노골적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오바마 업적 지우기'에 돌입한다.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 폐지, 총기 및 환경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다. 또 이민 개혁 차원에서 미-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추진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은 투자 확대, 규제 완화, 감세 기대감에 줄곧 상승세를 누렸다. 일각에선 무역, 경기 부양 정책의 구체성 결여를 지적하며 미 경제가 얼마못가 불확실성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의 소통 방식도 논란거리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트위터를 애용하며 주류 언론과의 상호작용을 꺼렸다. 이에 사실 검증 작업이 어려워지고 언론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설도 문제다. 미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트럼프를 돕기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러시아가 비밀리에 트럼프의 약점을 잡고 그에게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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