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 보폭 확대…"국회 역할이 중요"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세균 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01.20. [email protected]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그는 "국회야말로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기관이기 때문에 국회의 중요성을 제가 강조한다"며 "전 의회민주주의를 믿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한 사흘 동안 지방을 다니면서 국민들이 현 정치상황에 대해 많이 걱정하는 걸 듣고 배웠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의장을 비롯한 국회에서 많이 신경 써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특히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심재철 부의장과 만나서는 "정치권이 좀 아울러 줘야 하는데, 국회에서 중요한 정치적 리더십 역할을 갖고 있으니 좀 더 신경써서 위기를 좀 극복해 달라"고 했다.
박주선 부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 전 총장은 "현재 정국이 상당히 어렵고 국민도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국회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소속인 박 부의장이 "국민의당이 총장님 정체성에 맞지 않나"라고 말하자 반 전 총장은 "고맙다"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이후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만나 정국 안정 방안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대화에서 반 전 총장은 "열린 마음으로 국민을 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고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전했다.
조계사 일정을 마친 뒤 반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정치 지도자들을 일정을 잡아서 만나게 될 것"이라며 설 연휴 전 다양한 인사들과 만남을 가질 계획을 밝혔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이른바 '제3지대' 인사들과의 회동 일정과 관련해서도 "가능한 대로 빨리 만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 인사를 전했다. 양측과의 전화통화에서 반 전 총장은 건강을 기원하는 수준의 덕담을 주고 받았다.
한편 반 전 총장은 21일 평창올림픽준비위원회를 방문, 올림픽 추진 상황을 살피는 등 설 연휴 마지막 주말에도 대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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