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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눈폭탄에 시민들 '고생길'…항공편 결항·지하철 지연

등록 2017.01.20 18: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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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뉴시스】김경목 기자 = 20일 대설경보가 발효 중인 강원 속초시에서 속초소방서 구조대 대원들이 눈길에 미끄러진 자동차 운전자를 도와주고 있다. 2017.01.20. (사진=속초소방서 제공)  photo@newsis.com

대설로 2명 사망…28개 노선버스 운행중지
 항공편 15개 노선 24편 결항·지하철 지연

【서울=뉴시스】사건팀 = 절기상 '대한'(大寒)인 20일. 밤사이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새하얗게 덮인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거리는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발목까지 쌓인 눈에 시민들은 조심조심 발을 내디뎠다. 출근 시간이 임박한 무렵엔 거북이걸음을 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서두르면서 행여나 넘어질세라 긴장한 기색이었다.

 오전 6시 밤새 내린 눈에 도로가 얼까 봐 시민들은 동이 트기 전부터 도로에 쌓인 눈을 싸리비로 쓸었다. 총총걸음으로 길을 걷다가 눈 쌓인 거리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차가운 바람과 눈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덮어쓴 채 시선은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우산을 쓴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내리막길을 만나면 넘어지지 않기 위해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총총걸음으로 언덕을 내려갔다.

 서대문구 신촌역에서 역삼역으로 출근하는 최모(27·여)씨는 "직장이 다소 엄격한데 오늘은 눈길에 미끄러질까봐 구두 대신 방한화를 신었다"며 "눈이 워낙 많이 쌓여 그래도 발이 시리다. 늦으면 안 되는데 서두르질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경기 평택에서 타일 시공업자로 근무하는 윤성재(27)씨는 "오늘 눈이 너무 많이 와 작업이 모두 취소됐다. 함께 일하는 아저씨들이 일당 10만원이 날아갔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아쉬워하더라"고 했다.

 눈 소식에 시민들은 혼잡한 출근길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서둘러 나왔지만 이른 시간부터 대중교통은 직장인들로 붐볐다.

 빙판길 운전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지하철 이용객이 많아져 객실 안은 평소보다 다소 붐볐다. 시민들은 지하철역 입구에 들어서기 전 신발과 옷에서 눈을 털고 옷매를 정리했다.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명동으로 출근하는 김모(28)씨는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집에서도 쉽게 택시를 잡았는데, 눈이 와서 이용객이 많아졌는지 도무지 택시가 잡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10분가량 걸어 큰 도로까지 걸어 내려왔지만 그래도 택시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결국 버스를 타고 갔는데 차도 많이 막히고 사람들도 많았다"면서 "출근 시간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걸렸다.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도 지각을 해 결국 상사에게 혼이 나 억울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영등포구청역에서 만난 안모(28·여)씨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뉴스를 보고 평소보다 20분 일찍 나왔는데도 버스가 너무 안 와 결국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며 "동대문까지 가야 하는데 지각할까 봐 걱정"이라며 초조해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교대역으로 향하던 오모(33)씨는 "출근 시간이 빨라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오늘은 눈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오전 6시가 막 넘은 시간인데도 지하철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장세영 기자= 서울에 올해 첫 대설주의보가 내린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시민들이 출근길을 제촉하고 있다. 2017.01.20.  photothink@newsis.com

 새벽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내린 폭설로 곳곳에 항공기와 여객기 운항이 통제됐다. 여기에 수도권 곳곳에서 지하철 전동차가 고장 나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8시께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직장인 임모(33)씨는 "차가 막힐 것 같아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가 괜히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자가용 승용차로 출근했다는 임씨는 "서울 시내 큰 도로는 눈이 어느 정도 녹아 괜찮았지만, 사무실 건물 사이 골목 언덕길이 문제였다. 눈이 안 치워진 상태로 몇 센티미터씩 쌓여있다 보니 차가 위로 올라자기 못하고 미끄러지는 바람에 식겁했다"고 토로했다.

 이모(27·여)씨는 "오후 4시15분께 김포에서 상하이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30분 지연됐다고 연락받았다"면서 "현지 도착 시간에 맞춰 기차표까지 예매해놨는데 모든 일정이 틀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오전 5시22분께 충남 서산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으로 가던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운전자 김모(41)씨가 숨졌다. 이 사고로 서울 방향 차량이 3시간가량 전면 통제됐다.

 낮 12시17분께는 강원 원주에서 버스가 넘어져 한 명이 사망했다. 오전 10시20분께 강원 고성에서는 1.59t 어선이 실종돼 승선원 한 명을 수색 중이다.

 오전 9시38분 순천-완주고속도로 완주방향 20㎞ 지점에서 발생한 5중 추돌 사고로 약 4시간 동안 도로가 통제됐다. 강원 고성 17개, 속초 2개, 양양 9개 등 28개 지방 노선버스 운행이 중지됐다.

 오전 8시40분께는 지하철 1호선 인천 방향으로 가는 코레일 열차가 제기동역과 신설동역 사이에 멈춰섰다가 30여분 후 운행이 재개됐다.

 오전 7시 25분께는 인천지하철 2호선 하행선 검단오류역에 정차한 전동차가 고장으로 멈춰서 하행선 일부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약 15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지하철 고장은 '동력 장치 이상'으로 밝혀졌지만, 대설에 지하철 고장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국민안천저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김포에서 여수, 포항, 사천, 양양, 원주 등 14개 항공편과 여수에서 제주로 가는 1개 항공편 등 총 15개 노선 24편이 결항했다. 해상에 풍랑특보도 발령되면서 여객선도 73개 항로 106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지리산, 설악산, 속리산, 내장산, 오대산, 태백산 등 주요 국립공원 37개소 탐방로도 출입이 통제됐다.  

 오후 6시 기준 적설은 북강릉 31.3㎝, 광주 4㎝, 울릉도 1.2㎝다. 강원도 간성(고성) 47㎝, 속초 35㎝, 양양 33.5㎝, 강릉 28㎝, 삼척 21.5㎝ 동해 18.9㎝의 눈이 거리를 덮었다.

 현재 강원 일부지역(영서 북부 제외)과 경북 북부에 대설 특보가 발효 중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중부지방의 대설주의보는 오전 8시께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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