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퇴출 이재영·이다영 앞날은? 해외이적도 어려워
자유신분으로 이적 가능…여론 악화로 영입나설 구단 없을 듯
배구협회 "국제이적동의서 발급 없다" 해외 이적도 어려워
스포츠중재 재판소 '이의제기' 절차 밟아 이적할 수도
[서울=뉴시스] 흥국생명 이재영(왼쪽), 이다영. (사진=흥국생명 제공)
흥국생명은 30일 박춘원 구단주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두 선수가 현재 선수로서의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배구연맹에) 미등록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2021~2022시즌 V-리그 선수 등록 1차 마감은 이날 오후 6시다. 당초 두 선수의 등록을 강행하려던 흥국생명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진 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고심 끝에 뜻을 접었다. 최종 결정은 이날 오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구단주는 "학교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깊이 인식하고 두 선수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피해자들과의 원만한 화해를 기대했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관심은 향후 두 선수의 행보에 쏠린다.
더 이상 두 선수는 흥국생명 선수가 아니다. 자연스레 구단이 내렸던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도 사라졌다. 자유신분선수로 전환되면서 이재영과 이다영은 V-리그 내 자유로운 이적이 가능하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선수등록은 총 3차로 나뉜다. 이날 30일까지가 1차, 신인 드래프트 이후 15일까지가 2차다. 추가 선수 등록은 3라운드 종료일까지 가능하다.
[인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흥국생명 이재영이 공격하고 있다. 2021.01.26. [email protected]
하지만 배구계는 두 선수의 차기 시즌 V-리그 출전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여론의 뭇매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두 선수를 과감히 영입할 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방법도 있다. 실제 이다영의 경우 선수 등록에 앞서 그리스리그 이적을 추진했다.
선수가 타국리그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선수를 보내는 협회와 구단, 받는 협회와 구단, 선수 등 5자가 모두 동의해야 한다.
소속팀이 사라진 두 선수는 자신들을 포함한 4자 동의가 필요하다.
관건은 대한배구협회의 동의 여부다. 대한배구협회는 국내에서 물의를 일으킨 선수의 해외 리그행을 제한하고 있다.
[인천=뉴시스]이윤청 기자 = 26일 인천 계양구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 흥국생명 이다영이 환호하고 있다. 2021.01.26. [email protected]
협회가 ITC 발급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완전히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이적하는 협회와 구단이 국제배구연맹(FIVB)을 통해 이의제기를 하거나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를 거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선수 생활 지속 유무와 별개로 두 선수와 흥국생명은 법적 공방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
두 선수와 흥국생명의 계약 기간은 모두 2년씩 남아있다. 잔여 연봉 지급 등을 놓고 선수와 구단이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 관계자는 "계약 관련해서 향후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듯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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