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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본 상흔의 뒷모습 ‘안에-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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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11-22 16:59:38  |  수정 2016-12-28 13: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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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투병 경험과 기억이 담긴 상흔을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 정윤영(27)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갤러리 마하에서 12월 4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안에-있음(In-sein)’라는 주제로 불교미술과 회화를 접목해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 방식으로 표현해낸 꽃 작품 30여 점을 전시했다.

 20대 초반 꽃다운 시기 죽음 앞에서 절박함을 몸소 겪은 정윤영은 “혹시나 내가 삶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았는가?”에 대한 반성과 삶에 대한 애착, 그리고 이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삶에 대한 특별한 책임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중환자실 병상에서 누워있던 시기에 겪었던 ‘의식의 비정상적인 흐름’과 ‘마치 식물 같았던 신체의 느낌’은 그의 작업의 모티프가 됐다.

 정윤영의 작품에서 ‘색(色)’은 중요한 요소다. 색채는 얼핏 보기엔 은은하고 화사해 우울한 경험을 유추해 내기 힘들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캔버스 위에 켜켜이 배접된 비단의 층 위에 그물망처럼 얽히고설킨 꽃 이미지가 드러난다.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스미고 번지고 흘려진 색채를 통해 화폭 위에 고스란히 녹여낸 것이다.

 대학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정윤영은 현재 대학원에서 서양회화를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작품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동양적인 미감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 고려 불화만의 채색기법인 배채법(背彩法), 필법, 문양은 서구적인 색감, 형태와 함께 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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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양의 작업 방식을 융합해 표현한 작품은 보는 이에 따라 고통에 대한 치유의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소 감성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힘든 병상 생활이 끝날 즈음에 어떤 정원에서 땅을 비집고 피어오른 한 떨기의 꽃이 새롭게 보이는 찰나가 있었다. 식물이 가진 성질 중에 땅에 뿌리를 내린 부동성 같은 것이 어딘지 모르게 강인해 보였다. 평소에는 눈길 한 번 준 적 없는 그 식물이 나와 닮아있음을 느끼면서 거기에서 새로이 영감을 얻게 됐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면서 삶의 과정에서 한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노라 하는 굳은 다짐이 내 마음속에 자리하게 됐다.” 02-548-0547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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