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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로린 마젤과 조성진, 65년 연령차를 허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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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3-04-23 16:19:39  |  수정 2016-12-28 07: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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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갓 스무살이 된 젊은 피아니스트와 여든살이 넘은 거장 지휘자의 호흡에는 한 치 오차도 없었다.

 22일 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프랑스 지휘자 로린 마젤(83)이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19)의 협연에는 시공간을 꿰뚫는 힘이 있었다.

 1부에서 이뤄진 협연에서 두 사람은 처음 한 무대에 올랐음에도 굳건한 믿음을 보여줬다. 마젤은 조성진이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고, 조성진은 그의 기대에 부응했다.

 조성진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했는데, 특히 2악장의 울림이 컸다. 이번 무대로 이 곡을 세 번째 선보이면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베토벤 곡들과 달리 여성스러운 이 곡의 특징을 살리면서 적당히 힘도 실어냈다. 무엇보다 몰아치는 집중력이 좋았다.

 마젤은 자신의 홈페이지(www.maestromaazel.com)에 이날 공연에 대한 소회를 남겼다. 특히, 조성진에 대한 평이 인상적이다. "서울 공연을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지휘자 나의 연령 차이는 65년이다. 내 생애의 이 시점에서, 내가 배운 것을 젊은 예술가에게 전수하는 것은 내 의무라고 본다"고 썼다.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이 가진  본래의 모습을 드러냈고, 뮌헨 필과 나는 음악을 함께 만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공연기획사 빈체로의 한정호 차장은 "후반부 공연이 다 끝난 다음 지휘자 대기실로 찾아온 조성진에게 마젤은 5분여 동안 음악적인 조언을 건넸다"면서 "뮌헨 필 사장 폴 뮬러는 마젤이 협연이 끝난 후 젊은 연주자와 독대하는 것은 마젤이 뮌헨필에 부임한 후 처음이며 이례적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2부에서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82~1971)의 '봄의 제전'을 들려줬다. 

 1913년 5월29일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된 이 발레음악은 100년이 지난 서울에서도 여전히 생생하기만 했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없음에도 불규칙한 리듬과 화음이 매력적인 이 곡은 역동감을 안겼다.

 지난 2월 독감에 걸린 이탈리아의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72) 대신 '현대카드 슈퍼콘서트18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아 내한했던 마젤은 불과 두 달 만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전 공연인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정교함을 살렸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악기들이 똘똘 뭉친 육중한 연주를 이끌어냈다.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베토벤 교향곡 4·7번을 연주했다.

 마젤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4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으로 아시아투어를 이어간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 유학 중인 조성진은 23일 새벽 프랑스로 돌아갔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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