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화랑가-'미래가 끝났을 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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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02-17 14:26:04  |  수정 2016-12-28 12: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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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강정석·김다움·김동규·김실비·로와정·서보경·이병수·이양정아·정승일·최윤·함정식.

 ‘88만원 세대’ ‘삼포족’ ‘이태백’ 등과 같은 신조어들이나 사회의 일방적인 시선이 지금의 젊은 세대를 규정짓는 현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시대적 감수성을 공유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이 서울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동시에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소재로 작업하며 자신들의 세대에 관해 이야기한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하이트진로 청담 사옥 하이트 컬렉션은 ‘미래가 끝났을 때’라는 제목으로 이들의 작품을 설치했다. 전시 제명은 프랑코 베라르디 비포의 ‘프레카리아트를 위한 랩소디’ 제1장에서 인용했다.

 당시 비포의 눈에 비친 1977년의 상황과 2014년 현 상황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1977년은 가속화된 산업화로 자본과 노동자 간의 갈등이 빈번하고 정보기술의 도약이 시작된 해다. 37년이 지난 지금도 정보산업 기술은 지속해서 발전하지만, 모두가 삶에 대한 불안정성을 껴안고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전시는 불안정하고 모호한 현재, 37년 전의 젊은 세대였던 지금의 기성세대가 쌓아온 시간 속의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들의 시선과 생각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참여 작가는 선배들인 김홍석·박찬경·안규철·오인환·정서영·정연두의 추천으로 선정됐다.

 강정석의 ‘야간행’(2013)과 ‘고무인간의 껍질’(2014)은 작가 주변에서 작업이 출발하지만 결국 자기 세대들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하는 작품이다. ‘야간행’에서 친구들과 겨울 야산을 오르며 툭툭 열거하는 이들의 10년간 삶의 궤적은 20대라면 대부분 겪었을 만한 것들이다.

 김다움의 작업은 전시의 흔적에 대한 것이다. 전시가 남기는 것 중 하나인 플로어플랜은 전시장을 떠나면 구겨지거나 버려진다. ‘컴필레이션’(2014)은 편집 앨범처럼 여러 전시의 흔적을 모아 종이 위의 컴필레이션 전시를 만든 것으로 또 다른 층위의 전시 경험이 된다. 전시가 종료되면 그 사이 존재했던 과정과 관계는 지워지고 공간은 화이트큐브로 돌아간다.

 김동규는 버려진 이미지의 뒷이야기나 운명에 관심을 둔다. ‘탈출용 못걸이’(2013)는 그가 동묘 벼룩시장에서 산 중고 추상화 한 점의 과거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이 그림은 어떻게 벼룩시장에 오게 됐을까?’라는 호기심은 그림의 과거를 추적하게 한다.

 김실비의 ‘M을 위한 노래’(2013)는 오늘날 예술가로서의 자기 인식과 그 실천 방식에 대한 고민의 일부다. 그는 일본 모모시마 아트 베이스 프로젝트에 초대받으면서 한시적인 방문을 통해 ‘작가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전시를 위해 모모시마로 출발하기에 앞서 이곳에서의 체류가 어떨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이후 실제 현지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얹어 ‘M을 위한 노래’를 만들었다.

 로와정은 한 해 동안 파리에서 사용한 두루마리 휴지의 심지를 모아 만든 휴지와 또 하나의 두루마리 휴지를 병립시킨 ‘두 개의 시간’(2013)과 파리에서 거주한 공간에 먼지로 서명을 남긴 ‘시그니처’(2013) 등을 내놨다.

 서보경은 ‘여름휴가’(2013)를 통해 평범한 일상과 돌출적인 개입을 교차해 일상생활에 내재한 불안을 보여주고, 이병수는 ‘102장의 희망’(2011)에서 젊은 세대들이 처한 사회 경제적 현실을 작가의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드러낸다.

 이양정아는 서울에서 보증금 300만원과 월세 2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집을 찾는 ‘300/20 프로젝트’, 정승일은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게 하면서 공간에 개입한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2014)를 설치했다.

 최윤은 대량으로 주입돼 소비되는 대중문화와 관련한 대중심리에 의문을 던지는 ‘국민 매니페스토’(2012), 함정식은 찬송가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걸었다. 전시는 5월10일까지다. 02-3219-0271

 swryu@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65호(2월24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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