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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비, 대학로 팝업시어터 담당부장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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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10-30 19:02:31  |  수정 2016-12-28 15: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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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가 주최한 주말 도심 야외공연 시리즈 '공원은 공연중'의 프로그램 '팝업 시어터'에 참여한 공연을 방해했다는 의심을 산 주최측 당사자가 사과했다. 보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팝업시어터' 프로젝트를 책임진 센터 담당 부장은 30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사이버 민원에 남긴 글을 통해 "개인적인 섣부른 판단과 행동으로 팝업시어터에 참가하기로 했던 젊은 연출가 세 분과 배우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통절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아울러 "비이성적인 태도로 인해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기분 좋게 할 수 없었던 담당 직원들에게도 부장으로서 사과한다"고 전했다.

 해당 부장은 앞서 이달 18일 '팝업시어터'에 참여해 대학로예술극장 1층 시어터카페에서 선보인 김정(31·사진) 연출의 연극 '이 아이' 공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공연을 위한 테이블 세팅을 방해했고 일부러 공연 도중 카페 직원에게 커피 그라인더를 작동시켜서 관객들의 공연관람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담당 부장은 관객들에게 언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팝업시어터는 20분 안팎의 짧은 시간이지만 관객을 좀 더 수월하게 만나기 위한 무대로 기획됐다. 팝업창처럼 돌발적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다. '어느 곳이든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대학로 곳곳에서 게릴라 형식의 무대를 선보인다.

 담당부장은 하지만 카페 공연을 위한 공연팀의 세팅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표했다. "제가 생각한 '팝업시어터'는 기존에 했던 RPG나 커피플레이 등의 공연과 달리 생각지 못한 곳에서 갑자기 공연을 시작하는 게릴라식 공연이었다"며 "그래서 담당자가 스피커나 앰프 등을 사전에 설치해야 한다고 할 때, 강력히 반대했고, 기획 취지에 맞는 공연을 하라고 몇 번이나 시정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 작품이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켜 방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해했다. 앞서 공연예술센터를 운영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올해 1월 다원예술창작지원 사업 선정과정에서 194개 신청사업 중 1차 69개 사업에 포함된 '안산순례길'을 최종선정에 포함시키지 말 것을 예술위 심의위원 L모씨에게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자 안산 곳곳을 걸으며 각종 퍼포먼스와 체험을 하는 실험 프로젝트다.  

 센터 당담 부장은 '이 아이'의 지난 17일 공연을 보던 중 '팝업시어터' 담당자에게 '수학여행이랑, 노스×××가 왜 나와? 이거 세월호 얘기잖아'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출의 작품은 프랑스 극작가 조엘 폼므라의 '이 아이' 중 9장을 20분짜리 극으로 옮긴 것이다. 시체 안치소에서 아들을 확인하는 부인과 그녀를 위로하는 이웃여자의 이야기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세월호 참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원작에서는 아이가 캠핑갔다가 동네에서 주검으로 발견된다. 점퍼는 그냥 파란색 점퍼였다. 김 연출은 한국 상황에 맞게끔 캠핑을 수학여행으로 고쳤고 점퍼는 학생들이 많이 입는 노스×××로 정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많은 학생들이 입었던 옷도 이 점퍼였다.  

 담당 부장은 "제가 이 작품의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니다"며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세월호?'라고 물어봤고, 담당자는 '연출가는 세월호는 아니라고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저는 '뭐든 잘하면 되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젊은 연출가들의 시작을 밟아버리는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시인한다"며 "직원에게도 그런 큰 원망을 사고 깊은 오해를 하게 할 만큼 제가 부서 운영에 있어서도 미숙했다. 책임을 통감하며, 문화사업부장 보직을 사퇴하겠다. 더불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연극 PD의 역할도 내려놓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김정 연출과 김 연출의 작품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 이후 '팝업시어터' 참여를 거절한 윤혜숙 연출, 송정안 연출은 담당 부장의 사과에 대해 "정작 우리가 듣고자 하는 핵심 사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진실과 양심에 따라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서울연극협회 등 연극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항의의 의미로 대학로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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