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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경제]"'관계망' 분석으로 금융위기 막는다"…홍순만 사이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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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5-08-27 13:26:34  |  수정 2016-12-28 15: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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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보람 기자 = 중국발 경제불안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올까. 중국의 수입·수출 품목 별로 교역국의 연결 고리를 분석하면 위기가 번져나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백화점에 자주 오는 모든 30대 여성에게 세일 쿠폰을 모두 줘야 할까. 입소문을 빨리 내는 고객에게는 막 문을 연 레스토랑의 할인 쿠폰을, 쇼핑을 항상 남편과 함께 하는 고객에게는 남성복 할인 쿠폰을 얹어준다.  

 '소셜 네트워크'라는 독특한 툴로 빅데이터의 무한 활용을 준비하는 회사가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도입한 기업 '사이람'이 그 주인공이다. 사이람은 '사람 사이'를 줄여 만든 순 우리말. 한편으로는 우리말 '사이'에 한자 '볼 람(覽)'이 더해지면서 '관계를 본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사이람이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교우관계 진단' 때문이다. '함께 점심을 먹고 싶은 친구는 누군가요', '팀 활동을 같이 하고 싶은 친구들의 이름을 써주세요'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분석하면 학급 내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사이람은 이같은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금융업에도 접목해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2011년 금융감독원이 야심차게 도입한 '불공정거래 조사 시스템'은 사이람의 작품이다. 주식 거래자의 인적 사항과 주문 정보, 매매패턴 등을 분석해 주가 조작을 공모하는 조직을 포착해낼 수 있다.  

 올해 수주한 금감원의 '보험사기인지시스템 고도화 사업'은 4년전 만든 '불공정거래 조사 시스템'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이룬 성과다. 쟁쟁한 경쟁자였던 한국IBM, 사스(SAAS) 컨소시엄을 물리치고 사업을 따냈다.

 사이람 식 보험사기 탐지 시스템에는 추가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 갖고 있는 정보 내에서 어떤 유형의 사고일 경우에 어떤 설계사를 거쳐 누구에게 얼마의 보험금이 지급됐는지를 분석하면 된다. 또는 자동차 사고 발생시 운전자와 동승자였던 관계가 또 다른 사고에서는 동승자와 운전자로 바뀌어있지는 않은지를  분석해낸다.  

 사실 사이람은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더 이름이 잘 알려진 회사다. 사이람의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 '넷마이너'는 현재 60개국 880여개 기관과 대학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램이다. 하버드, 스탠포드 등 세계 유수의 대학을 비롯해 미국 통계국, 호주 국방부, 세계은행(World Bank) 등이 사이람의 고객이다.  

 홍순만(사진) 사이람 공동대표는 네트워크 분석이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빅데이터를 기존에 해오던 통계로 분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개인 간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새롭게 해석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30대 남성이 지출한 비용을 분석해 '강남 지역에서 쇼핑을 즐긴다'라고 분석하기 보다는, 30대 남성이 옷을 사러 갈때 동행하는 사람, 신발을 살 때 조언을 구하는 곳 등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홍 대표는 5년전 빅데이터의 소설 네트워크 분석에 매력을 느끼고 사이람에 합류했다. 창업주인 김기훈 대표가 연구·개발(R&D) 분야를 주도하고 홍 대표가 사업부문을 이끌며 사이람을 키워가고 있다.

 홍 대표는 금융업권 내에서 빅데이터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는 분야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그는 미국 모기지론 시장의 붕괴가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이어진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예로 들었다.  당시 문제는 파생상품 시장의 연쇄 도산이였다. 만약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복잡한 금융상품의 연결 고리만 분석해도 파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특정 산업군의 부실 위험을 짚을 때도 납품 중소기업 간의 네트워크 분석을 이용하면 위험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다"며 "대기업의 도산이나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관리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편결제업이 핀테크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사실 이것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이런 리스크 관리가 다 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이람이 구상하는 빅데이터의 가치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27일 본사를 방문해 홍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이람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서 합류하게 됐나.

 "사이비스라는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사의 한국 지사장을 지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이 다량의 데이터를 정리정돈할 필요성 있는 회사들이 당시에 사이비스 서비스를 많이 썼다. 데이터를 각기 정리정돈 해놓고 분석을 해보니까 모르는 분야가 자꾸 나타났는데 여기에 한계를 느꼈다. 이 부분에 대한 해소를 해줬던 게 '링크'라는 책이었다. 네크워크 분석을 설명해 놓은 책인데, 다음 시대에는 이런 링크 분석이 핵심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링크'의 번역자가 김기훈 사장인걸 알게 됐고, 느낌이 좋아 사이람에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사이람이 가장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빅데이터를 사회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써보자고 시작한 사업이 초중고교 학생들 교우망 진단이다. 청소년들이 왕따로 1년에 100명 이상이 자살한다고 한다. 네트웍분석 이론 기법을 가지고 소외되는 애들 찾아서 슬픈 일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취지다. 네트워크 분석의 특징은 '당신은 지금 따돌림을 당한다고 느끼나요'와 같은 부정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신 '짝이 되고 싶은 사람'이나 '카톡 자주하는 친구' 등 긍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보통 학교에서 많이 하는 인성검사는 자기 검사이기 때문에 교우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 벌써 40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했고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그럼 금융업에서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사실 금융쪽 관계망 분석은 비즈니스 차원이다. '넷 마이너'라는 분석 틀을 가지고 금융의 빅데이터를 들여다본다. 얼마 전부터 금감원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맡았다. 현재까지는 보험사기를 적발하는데도 통계 시스템이 활용됐다. 예를 들어 '보험이 많이 필요없을 거 같은 강원도 작은 동네에 사는 30대 남성이 갑자기 보험을 5개나 들었다'는 식의 패턴을 마련해서 접근해 왔다. 하지만 공모사기는 이런 방식으로 찾아낼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행위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로 접근해보기로 한거다. 간단한 예로 보험을 가입할 때 명시하는 피보험자, 수혜자, 주로 가는 병원 등의 관계를 분석하기도 한다. 사용되는 데이터는 똑같은데 연루된 사람들의 관계를 보는 셈이다."

 -카드사 마케팅, 보험사기 인지 외에도 활용될 수 있을까.

 "금융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다. 리스크를 막아 손실을 줄이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상품의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금감원처럼 사기 방지, 대출부실 방지 등 여러 방면이 있다. 금융사의 빅데이터를 연결하는거를 핀테크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핀테크 하면 카카오택시, 핸드폰 결제를 말하는데 그것은 핀테크 일부분이고 진짜 핀테크는 뒤에서 리스크 어세스먼트(위험평가)를 다 하고 통제관리를 한 상태에서 이게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없는 상태에서 들어가면 진짜 위험하다. 금융상품에 들어가서 수익을 얼마나 올리는가. 가령 8%나 10% 올리는데 사기 한번 당해버리면 소용 없다. 2008년 미국에서 금융 리스크 관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투자은행들이 다 망했는가. 핀테크는 단순결제라는  실용적 측면도 있지만 금융사에서 리스크 메니지먼트 얼마나 잘 하느냐가 핀테크의 핵심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 정부가 빅데이터 관련 정책을 많이 내놓고 있다. 정책이 현실적으로 안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아쉬운 점은 단순히 정보의 규모를 키우려고만 하고 어떤 시각과 툴로 분석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정책적 의지를 가지고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하려고 한다면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 대한 논의도 진행돼야 한다. 빅데이터는 관점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변할 수 있다. 만약에 어떤 문제의 원인을 찾고 싶다면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야겠다' 라는 명확한 접근 기준이 있었으면 한다" 

 -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도 업권 정보를 모은다는 취지인데.

 "빅데이터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네트워크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과 네트워크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한다. 기존 통계방식으로는 '30대 대졸 남자 중에서 수입이 얼마되고 이중 몇 명의 소비패턴이 어떻다' 정도 밖에 머물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서 마케팅하면 결국 무차별적인 스팸메일을 발송하는 방식 밖에 되지 않는거다."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개인 정보 규제에 대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완화라기 보다는 개인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깔끔하고 분명한 정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무엇 무엇이 가능합니다' 식의 포지티즈 정의이지만, 미국은 '무엇만 제외하고 가능합니다'식의 네거티브로 접근한다. 이렇다보니 실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클라이언트들이 '이것도 개인정보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정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증거다."  

 -빅데이터 산업의 단점으로 수익성 이야기를 많이 한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처음에 소셜 네트워크를 분석한다고 얘기하면 대다수가 페이스북 같은 SNS을 분석한다고 짐작한다. 하지만 빅데이터가 함의하고 있는 게 '100'이라면 SNS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10%도 안된다. 종전까지는 빅데이터가 단어 수집에 그쳤기 때문에 검색 엔진 정도의 기능밖에 낼 수 없었던 거라고 본다. 아직 네트워크 분석에 대한 밸류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도서관에 쌓은 많은 논문들은 수많은 참고 서적을 밑바탕으로 한다. 도서관도 네트워크 관점으로 분류해서 본다면, 논문과 참고문헌을 계속 이어가면서 지적 네트워크를 파악할 수 있다. 지식 분석까지 접근해야 수익성을 발굴할 수 있는데 아직 대중화 단계에 안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각이 조금씩 바뀌는 걸 느낀다. 지난달 말에 가트너 지에서 '소셜 네트워크 분석이 마케팅 커머셜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통계분석의 한계를 느낀 고객들이 새로운 방식의 빅데이터 분석을 많이 문의해오고, 소셜 네트워크 방식쪽으로 점차 추세가 이동하고 있다"

 - 빅데이터 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나.

 "결국 빅데이터 산업 전망은 지식 융·복합 산업이다. 교우망 분석만 하더라도 인지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등과 IT기술이 결합된 작품이다. 또 보험 인지 시스템은 보험 분야를 잘 아는 사람과 네트워크를 분석할 줄 아는 사람이 함께 해야만 의미가 있다. 빅데이터 산업은 앞으로 데이터 분석시장으로 넘어갈 거다. 결국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융·복합 시키냐가 중요하다. 앞으로 쏟아져나올 데이터는 무한하기 때문에 분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빅데이터가 뿜어내는 역량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miel07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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