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우천시가 어디예요?"…학부모 질문 받은 교사의 한탄 조회수 0
분 야 시사 게시일자 2024/07/02 16:13:06

associate_pic4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학부모들 중에서도 기본적인 어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직 어린이집 교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새 아이 부모들 너무 멍청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9년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9년 전에 비해 (일부) 학부모들이 너무 멍청해졌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저도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 게다가 고집은 세지고 말은 더 안 통한다”며 자신이 직접 겪은 사례들을 소개했다.

그는 “보통 ‘OO를 금합니다’라고 하면 당연히 금지한다는 뜻이지 않나.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금이 좋은 건 줄 알고 ‘OO를 하면 제일 좋다’고 알아듣는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우천시에 OO로 장소변경을 진짜 ’우천시라는 지역에 있는 OO로 장소를 바꾸는 거냐‘고 말하시는 분도 있다”며 “섭취, 급여, 일괄 이런 말을 진짜 모를 수가 있냐. 예전엔 이런 걸로 연락 오는 부모님이 없었는데 요새는 비율이 꽤 늘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단어뿐만 아니라 말의 맥락도 파악을 잘 못한다. ‘OO해도 되지만,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라고 했더니 ‘그래서 해도 되냐, 안 되냐’고 네 명이나 문의를 했다”며 “최대한 쉬운 말로 풀어서 공지해도 가끔 이런다”고 토로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풍 가서 중식 제공한다니까 ‘우리 아이는 한식으로 해 주세요’하는 부모도 있다. ‘금일’이 ‘금요일’인 줄 아는 부모도 있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associate_pic4
 

일부 학부모들의 문해력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교과서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라는 글을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영상으로 정보를 취하고, 글을 읽을 일이 없는 거다. 긴 글 읽는 거 어려워하고. 대학교에서도 논문 읽고 공부할 거라고 하면 표정이 안 좋아진다”며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글과 책 읽으라고 하지만 가정통신문조차 안 읽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지난달 서울시교육청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설명회에 참석해 정답을 찾아내는 정도의 기능적 문해력이 아닌 다양한 각도로 질문할 수 있는 문해력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