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누나' 등 친숙한 대화로 우울증 10대 투신 막은 경찰 전문요원
분 야 사회 게시일자 2024/07/16 15:42:18

순찰차 불 끄는 등 편한 환경 만들어
가족관계, 음식 얘기로 친밀감 쌓아

associate_pic4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우울증을 앓고 있던 10대가 고층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던 것을 2시간30분 동안 설득한 끝에 경찰이 구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경찰들은 누나 등 친근한 용어를 사용해 청소년을 설득해 투신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살기도자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이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5일 오후 8시30분께 신고 한 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강남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거라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신고자가 보낸 사진을 확보해 서울 서초구 일대의 아파트 15개 동을 집중 수색했다. 그리고 한 아파트 옥상을 특정했다.

순찰차 14대, 경찰관 50여 명, 소방차 11대, 소방관 30여 명이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아파트 도로변에 있는 순찰차와 소방차의 경광등을 끄는 등 자살기도자를 자극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없앴다. 낙하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지점에는 에어매트 6개를 설치하고 옥상 문을 강제로 열었다.

해당 아파트 옥상은 안전바가 없는 돌출형 난간이었다. 그곳에 10대 남학생 A군이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는 뛰어내릴 듯한 행동을 반복했다.

접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찰은 바로 서초서 위기협상 전문요원 2명을 투입했다.

전문요원 2명은 A군의 가족관계, 좋아하는 음식, 음료수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A군이 형, 누나라고 부르도록 정서적 친밀감을 쌓았다.

거부반응을 보이던 A군은 점점 대화에 응하기 시작했다. 전문요원은 "고맙다"는 말과 칭찬을 이어갔다.

그리고 A군이 보조배터리를 요구했을 때 조금만 가까이 와달라고 요구했고, A군은 스스로 넘어오겠다고 화답했다.

이때 전문요원이 A군 손을 붙잡아 끌었고 특공대원이 그의 상체를 잡아 구조했다.

A군은 우울증 때문에 투신하려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초서는 지난 4월30일부터 전국 최초로 납치 감금과 인질강도, 112신고가 가장 많은 자살기도자에 특화된 위기협상 전문요원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들을 현장에 전격 투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