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연휴 직전 살인·흉기 사건에도…제주경찰 "명절 평온" 자평
분 야 사회 게시일자 2025/01/30 16:32:48

22일, 전 연인 폭행 살해한 혐의 중국인 구속
24일, 아랫집 모녀에 흉기 휘두른 70대 체포
26일, 우회전 버스에 자매 치여 20대 동생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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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 경찰이 이번 설 명절 종합치안활동(1월 20~30일)을 전개해 대형 사건·사고 없이 평온한 치안을 유지했다고 자평하면서 보여주기식 논란이 일고 있다.

치안 활동이 이뤄진 11일 동안 전 연인 살인사건, 이웃 모녀 흉기 습격, 자매 버스 사망사고 등 안타까운 사건·사고들이 잇따랐지만 이에 대한 예방 대책 마련은커녕 언급조차 없어 경찰 스스로가 경각심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경찰청은 30일 '2025년 설 명절 종합치안활동' 결과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 기간 주요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범죄 예방 진단을 실시하고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일제 모니터링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 경찰관 비상연락체제 유지 ▲112상황실 중심 즉응태세 확립 ▲관할·기능 불문 현장대응력 강화 ▲지역경찰·기동순찰대 중심 협력단체 활용 취약 지역 예방 활동 등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휴 기간 폭설에 대비해 유관기관과 실시간 교통 통제 활동 등 대형 교통사고 예방에도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설 연휴에 비해 112신고 11.6% 감소, 범죄신고 10.8% 감소, 교통사고 38.8% 감소 등 대형 사건·사고 없이 평온한 치안을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경찰이 평온하게 흘러갔다고 주장한 이번 연휴 기간 제주에서는 전 연인을 살해한 사건부터 이웃이 아랫층에 거주하던 모녀를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길을 건너던 자매가 우회전 하는 버스에 치여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26일 밤 9시4분께 서귀포시 색달동 소재 도로에서 '사람이 버스에 치였다'는 신고가 6건 가량 접수됐다.

이날 자매 A(20대·여)씨와 B(30대·여)씨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A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도 크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오후 2시21분께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주택에서는 C(70대)씨가 아랫층에 거주하던 D(30대)씨와 E(60대)씨 모녀를 상대로 얼굴 등에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C씨는 사전에 흉기를 준비하고 D씨 모녀 주거지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평소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범행 다음 날 구속됐다.

지난 22일에는 불법 체류 중국인 F(30대)씨가 제주시 연동 소재 원룸에서 같은 국적 전 연인 G(30대·여)씨의 신체 곳곳을 폭행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F씨는 이날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두 시간 넘게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F씨는 지난 25일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설 연휴 치안기조를 계속 유지해 앞으로도 도민들의 평온한 일상이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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