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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투자·고용 240조 곳간 연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직접 고용 규모를 4만명으로 확대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미래 질서 재편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부여된 경제 역할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관계사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투자·고용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삼성은 첨단 혁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해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서 역할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240조원으로 확대하고 특히 이 가운데 18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국내 130조원을 포함해 총 180조원 신규투자를 완료했다. 이를 감안하면 과거 3년간 투자 규모보다 33%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과 시장에서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반도체 부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우위를 확고히 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선단공정 조기 개발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반도체 부문의 글로벌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경쟁력을 놓칠 경우 재기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메모리 분야의 경우 기술 및 원가 경쟁력에서 격차를 다시 확대하고 혁신적인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에 투자해 절대우위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신기술 개발로 3나노 이하를 조기 양산하는 등 혁신제품을 통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응용 부문에 대한 시스템반도체 사업 확대와 관련 생태계 조성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메모리 분야의 경우 단기 시장의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R&D와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기존 투자 계획에 대한 적극적인 조기 집행에 나서기로 했다.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도 강화해 해당 부문을 제2으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바이오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62만ℓ로 CDMO 분야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향후에도 이들 두 회사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CDMO 분야에서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역할을 확보해 우위를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외에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해서도 파이프라인을 지속 확대하고 고도화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와 클러스터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통신기술이나 AI 등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AI, 로봇 등 미래 신기술과 신사업 R&D 역량을 강화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주도권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디스플레이·배터리 분야에서는 차세대 OLED·QD(퀀텀닷) 디스플레이 사업화,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및 전고체 전지 등을 통해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로 했다. 직접고용 규모도 3년간 4만명 수준으로 늘려 국가경제에 기여하기로 했다. 직접 고용을 늘리는 것은 물론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을 지원해 청년들의 혁신 역량이 기업과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향후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통상적인 채용 계획상 3년간 고용 규모는 약 3만명이었지만 첨단산업 위주로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3년간 삼성의 국내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는 56만명으로 예상된다는 게 삼성 측의 예상이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공채 제도를 지속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기도 하며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공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의 소프트웨어(SW)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SW아카데미(SSAFY)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도 확대하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C랩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적인 창업 분위기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 데이'를 운영하고, 비영리 부문에서도 '청년 활동가 지원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대중소 기업간 격차 확대 및 양극화 해소를 지원하기 위한 포용적 혁신과 상생 방안도 공개했다. 산학협력과 기초과학·원천기술 R&D 지원을 위해 최근 3년간 3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향후 3년간 3500억원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분야 산학과제와 박사급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반도체 및 차세대 통신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주요 대학과 반도체·통신분야에 계약학과와 연합 전공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효과가 입증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상생펀드와 물대펀드를 지속 운영하는 한편 우수 협력사 대상 인센티브와 소재·부품·장비분야 협력사 지원을 위한 민관 R&D 펀드도 대폭 확대한다. 협력사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펀드와 물대펀드는 규모를 유지하고 우수협력사에 대한 안전·생산성 격려금은 3년간 24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재·부품 국산화와 차세대 선행 기술 지원을 위한 민관 R&D펀드는 규모를 현행 200억원에서 300억원(중기부 150억원·삼성전자 150억원)으로 확대 추진한다. 이 밖에 삼성의 사회공헌(CSR) 활동이 사회에 더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CSR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구체적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3년간은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래를 열고 사회와 함께 나아가는 기업으로서 다가올 3년의 변화에 대한 한국 경제와 우리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삼성의 역할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질서, 사회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 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략·혁신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청년 고용과 중소기업 상생 등 미래 가치를 추구해 삼성의 미래를 개척하면서 대한민국의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규 기자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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