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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를 위해 백신패스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기존에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던 미접종자를 막는 차별조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백신패스 발표 이후에도 미접종자 500만명 이상이 끝내 추가 접종예약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방역 당국이 기대한 '접종률 제고 효과'도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클럽·병원 등 고위험시설이나 다수가 이용하는 콘서트·실내 경기장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전면적 확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 국가, 봉쇄조치 후 출구전략으로 백신패스 도입 4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 등에서 먼저 도입한 '백신패스'는 접종 완료자, 완치자,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한해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건 증명서다. 백신패스를 앞서 도입한 국가들은 강력한 락다운, 즉 봉쇄조치를 시행한 후 출구전략으로 백신패스를 활용했다. 영국은 세 번의 봉쇄령으로 상점과 미용실, 체육관, 야외 술집과 식당 등 수십만 곳이 휴업했다. 이런 상점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방역을 완화한 조치가 접종완료자·완치자에게 부여한 백신패스였다. 코로나 사태로 이용하지 못하던 시설이 이용가능해진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락다운 없이 제한된 인원으로나마 다중이용시설을 계속 영업했다. 백신패스 없이 상점과 식당을 이용하던 미접종자들에게 오히려 차별 조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식당과 카페는 모두 출입을 허용하는데 백신패스를 도입하면 미접종자가 출입을 못하게 된다. 방역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유흥업소 같은 감염위험업소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근거가 별로 없다. 해외에서 하니까 우리나라도 하겠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외국에서 한다고 해서 우리도 도입한다는 건데 윤리적 차별 문제가 있다"며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이유는 종교적 이유, 자연주의적 신념, 의학적 과민반응, 부작용 우려 등 다양하다.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차별하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백신패스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이냐의 문제도 남아 있다. 접종 완료자 외에 PCR음성확인자도 허용한다고 했는데 48시간 내, 72시간 내, 일주일 내 등 PCR 검사 효력 범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 완치자에게 백신패스를 부여할 것인지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접종 완료자의 경우에도 백신의 면역효과가 몇 개월까지 갈지 과학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백신 인센티브' 아닌 '디센티브' 될 수 있어 김 교수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백신패스 도입은 오히려 거부감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밝힌 백신패스 도입의 목표는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 최소한의 집단면역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제한조치는 미접종자들을 보호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미접종자들에게 다소의 불편을 끼치는 부분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작용에 대한 적극적 설명과 보상이 미접종자들을 끌어낼 방책이라고 조언한다. 장 부연구위원은 "접종과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해도 보상해줬어야 하는데 초반에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불안감이 증폭된 부분도 있다"며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 2주가 지나는 10월 말~11월 초를 백신패스 도입 등 단계적 일상회복 시기로 제시했다. 접종 기회가 없었던 저연령층과 학생은 백신패스에서 예외로 둔다는 방침이다.

김남희 기자 |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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