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어린이날 100주년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방정환 선생은 지난 1923년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이같이 호소했다. 방정환 선생은 아동인권에 대한 개념조차 희박했던 시절인 천도교소년회를 통해 1922년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선포했고, 어린이를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달라고 강조했다. 5일 어린이날이 도입된지 10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어린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대우받지 못하고 삶의 주체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조기교육과 치열한 입시경쟁 등으로 고통받는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아동·청소년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대상 22개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도 아동의 행복지수는 OECD 35개국 중 31위로 조사됐다. 특히 시간 사용, 물질적 수준,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도 점수가 낮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방정환 선생이 제시했던 어린이날의 취지를 살리려면 어린이를 어른들의 소유물이 아닌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방정환 선생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아동인권을 선언했지만 우리나라의 아동인권의 현주소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방정환 선생도 어린이를 아래로 보지 말고 동등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어른들은 여전히 어린이를 돌봄과 보호의 대상, 소유물로 생각하지 동등한 파트너나 권리의 주체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도 "부모들은 '내가 널 위해 이만큼 투자했다'며 사교육비 지출이 클수록 아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획일화된 성공 기준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건 어른들의 자기만족"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어린이에게 물질적 풍요와 사교육 투자 대신 '놀 권리'를 보장해주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어린이날이 일회성 이벤트가 되기보다는 놀 권리를 확대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어린이날에만 놀이동산에 데려가는 게 중요하지 않다"며 "아이들에게 평소 삶에서 놀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 행복한 어린시절의 기억은 성인이 돼서도 역경을 극복할 기초가 된다"고 설명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은 배움을 곧 지식 습득으로 생각하고, '노는 것'은 낭비로 여긴다. 사실은 노는 게 가장 좋은 학습이다. 놀이를 통해 사회화되고 타인과 함께 협력하는 방법도 배우면서 발달이 이뤄진다"고 봤다. 김 교수도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게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을 덜어줘야 한다. 뭘 해주려 하지 말고 내버려두는 게 아이에겐 오히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어린이날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평소 아이들의 자발적 놀이 선택권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어른들이 평소에 자기만족으로 뭔가를 만들어주는 건 놀이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놀이의 가장 기본은 '자발적 선택', 즉 스스로 주도해서 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하은 기자 | 이준호 기자 | 이소현 기자 | 최영서 기자

구독
구독
기사제보

5/28 10시 기준

45,052,943

오늘 78,863

2차접종 86.9%

3차접종 64.9%

확진 18,067,669

위중증 196

사망 24,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