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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수출, 다시 뛴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하반기 접어들며 주춤한 것과 달리 이차 전지 분야는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정부는 향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과 환경규제 등에 대응하며 오는 2030년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목표로 50조원 넘는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30년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을 목표로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으로 이차전지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민·관 공동 전략과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산업계와 정부가 한 팀이 되어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우리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자"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침체에도 수출 증가세…12월 역대 최고치 지난해 이차전지 분야 수출액은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99억9000만 달러(약 12조707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기록한 87억 달러(약 11조664억원) 대비 15.2%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선진시장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전기차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의 수출 증가는 대미 수출 호조세도 이끌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확대와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자동차·기계 업종 등과 함께 이차전지의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000억 달러(약 127조2000억원)를 돌파했다. 특히 하반기에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던 끝에 지난 12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기업 수출 실적은 상반기 호실적 대비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주춤했다. 지난 12월 무역수지가 46억9000만 달러(약 5조9656억원)을 기록한 반면 이차전지는 하반기 견고함을 이어가며 9억6000만 달러(약 1조2211억원)를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7% 증가한 수준이자 월별 실적으로 역대 최고치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선진시장의 친환경 정책 확산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브랜드의 미국 공장 내 전기차 모델 생산이 시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30년 세계시장 점유율 40%…50조원 투자 산업부는 오는 2030년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 지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구체적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는 동시에 5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실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핵심 과제로 ▲안정적 공급망 확보 ▲첨단기술 혁신허브 구축 ▲건실한 생태계 조성 등을 내걸었다.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팀을 구성하고 지속가능한 배터리 순환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첨단 기술 혁신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조원 정부 R&D(연구개발) 투자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하고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해 1만6000명이 넘는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차세대 기술 확보 주력…내년 5.3조 정책금융 지원 앞으로 핵심광물과 차세대 기술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광물 등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세제 지원을 추진하고 사용후배터리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미국의 IRA와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을 강화한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호주와 캐나다, 칠레 등에서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적극 추진해왔다. 정부도 이를 지원하고자 대통령 순방과 장관급 회담 등을 통해 호주와 미국 등 자원부국과 협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IRA로 현재 개별 기업단위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배터리 업계 등은 광물자원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만큼, 앞으로 원광 확보만큼이나 정·제련 프로젝트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원활한 대규모 자금 투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산업부는 배터리 얼라이언스(연합체)를 출범해 핵심광물 확보와 관련한 민관의 역량을 하나로 총집결할 방침이다. 얼라이언스에는 배터리 기업과 소재 기업, 정·제련 기업 등 공급망 각 단계의 주요 기업들이 전문성을 지닌 공공 기관과 함께 참여한다. 국내와 해외 공장의 역할을 분담해 국내와 해외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방침이다. 국내는 핵심기술과 고사양 첨단 제품 생산 기지로, 해외는 범용 기술 기반의 양산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이차전지 설비투자와 R&D 등에 5조3000억원 정책금융을 집중 지원한다. 앞으로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등이 대출 및 보증을 지원한다.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에 정부 R&D 1조원을 포함 오는 2030년까지 총 20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주력 제품인 삼원계의 성능을 고도화해 1회 충전에 주행거리 800㎞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차세대 기술인 전량용 전고체 전지도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이승주 기자 | 임소현 기자 |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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