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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쓰레기 비상

국내 최초의 우주 SF(공상과학) 영화 '승리호'의 등장인물들은 우주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우주청소부'들이다. 영화의 배경은 무려 70여년 뒤의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의 양이 이미 현 시대에도 급격히 많아진 만큼 우주 청소는 벌써부터 높은 가치의 신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우주 쓰레기 제거 방법은 '임무 후 처리(PMD, Post Mission Disposal)'와 '능동적 제거(ADR, Active Debris Removal)'라는 2개 방식으로 나뉜다. PMD는 인공위성 등이 역할을 마치고 수명이 끝났을 때 스스로 궤도를 벗어나는 폐기 기동을 하는 방식이다. 반면 ADR은 청소용 위성 등을 보내 직접적으로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것으로, '승리호'에 나오는 우주청소부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분류 외에도 우주쓰레기를 '어디로' 폐기하느냐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다. 우주쓰레기를 지구로 진입하게 해 대기권 마찰열에 의해 불타 소멸되게 하거나, 아예 지구 반대 방향으로 항하게 해 외우주 멀리까지 보내버리는 식이다. PMD의 경우 위성 등에 미리 '우주 돛'이나 풍선 등을 탑재시켜 놓는 방식이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식은 중국이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는데, 지난해 7월 '창정 2D'에서 머리카락보다 얇은 우주 돛을 펼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로켓은 임무를 마친 뒤 이른 시일 내 대기권에 재진입해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PMD 방식은 이미 파편화된 수만개의 우주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는 활용할 수 없고, 이미 우주쓰레기의 위협이 실체화된 만큼 보다 확실한 ADR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위스의 클리어스페이스, 일본의 아스트로스케일 등 민간기업이 이같은 ADR 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클리어스페이스는 오는 2025년 우주쓰레기 청소용 로켓인 '클리어스페이스1'을 발사할 계획이다. 클리어스페이스1은 로봇팔을 이용해 지난 2013년 발사된 로켓 '베스파'와 도킹하고,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함께 불타 없어지는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스위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국가들도 우주쓰레기 직접 포획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영국의 서리대학교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리무브데브리스'라는 청소 위성을 쏘아 올렸는데, 해당 위성은 그물과 작살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우주군(USSF)과 민간기업이 함께 진행하는 우주 쓰레기 청소·재활용 프로그램인 '오비탈 프라임'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로봇 팔 등을 통해 작은 위성을 포획해나가는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기술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아스트로스케일은 지난 2021년 우주쓰레기 제거용 인공위성의 기술 실증에 성공했는데, 아스트로스케일은 자석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들을 포획한 뒤 클리어스페이스처럼 대기권에서 우주쓰레기를 불태우는 방식을 모색 중이다. 중국의 경우 우주쓰레기를 대기권에서 불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지구 영향권 밖으로 던져버리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2021년 우주 쓰레기 청소 위성 '스젠 21호'를 발사해 고장난 위성을 포획해 '위성 묘지 궤도'로 던져버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우주 개발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격하고 있는 한국도 '포집위성'을 통한 우주쓰레기 처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22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포집위성 1호'의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의 포집위성 또한 그물, 로봇팔 등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들을 포집한 뒤 지구로 가져온 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오는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발사되는 차세대소형위성 3호가 포집위성 1호로써 수명이 다한 뒤 지구 상공 800㎞ 궤도를 돌고 있는 우리별 2호를 지구로 데려오는 '우리별 귀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에 불이 붙으면서 자연히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는 우주쓰레기 관련 산업이 지난 2019년부터 매년 4%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28억 달러(약 3조4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청소 위성을 비롯해 우주쓰레기 관련 기업들이 이미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우주쓰레기 청소'라는 개념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우주공간에서 로켓을 운영하는 기술에 해당한다"며 "단순히 우주쓰레기 청소만이 아니라 군사위성·일반위성 운영에도 다 쓰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파급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주쓰레기 처리를 목적으로 한 산업화는 이미 시작됐고, 기술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만큼 더 급격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윤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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