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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와 인내의 땅…익어갈 승리의 쌀
삼성전자가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하며 한국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조성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위주의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만 흘러 중장기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와 달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들이 분업과 협업으로 '생태계'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높은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의 투자로 한국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노리는 반도체 설계에서 제조, 패키지·테스트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반도체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를 통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잡고,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허브'…韓 반도체 뭉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경기도 용인에 조성하는 시스템반도체 특화 단지는 710만㎡(215만평) 규모다.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이 일대에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등 최대 150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용인에서 집중하는 시스템반도체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로봇, 자율주행 등 4차 산업 혁명에 가장 필수적인 반도체로 통한다. 이미지센서 같이 눈이나 코, 귀, 피부 등 인간의 감각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AI 반도체처럼 분석·유추하는 기능을 맡는다. 종류만도 8000개 이상으로, 용도와 수요는 사실상 무한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4773억달러(622조원)로 메모리 반도체(2205억달러) 시장의 2배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 수준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대기업 위주로 성장을 거듭해온 탓에 중소기업들이 발붙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삼성전자가 용인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이유도 다양한 신사업 발전을 위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소부장기업들,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과 연계해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삼성-팹리스 협업…선순환 생태계 조성 주목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파운드리 세계 1위 달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비(非)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지만, 파운드리 만큼은 대만 TSMC에 상대적으로 열세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8.5%로, 삼성전자(15.8%)를 압도한다. 그만큼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탄탄한 반도체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단적으로 대만 신주과학공업단지에는 TSMC, UMC로 대표되는 파운드리 제조시설을 비롯해 미디어텍 같은 반도체 설계 기업 등 대만 IT 기업 수 백 개가 집결해 있다. 반도체 산업은 전후방 산업 연계, 공급망(Supply Chain) 내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 경쟁이 단순히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 및 국가' 간 연합 경쟁으로 전환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동차 전기장치, 로봇, 스마트시티, 유전자 사업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내 중소 업체들의 사업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한편,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 투자도 확대한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파트너와 고객 간 협업을 강화해 선순환 생태계 구조를 조성하는데도 힘을 쏟는다. 파운드리 1위 도약을 목표로 삼아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패키징·테스트 등 생태계 동반 성장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산업은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취약해 이를 극복하려면 시스템반도체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며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 밸류체인 생태계 업그레이드,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 등 종합 지원으로 튼튼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준 기자 |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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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반도체 글로벌 대전…우리는?
삼성전자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에 힘입어 300조원을 투입해 국내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미래 혁신 산업의 주축인 반도체 공급망을 유치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반도체 업계가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놓고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은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美, '칩스 포 아메리카' 전방위 지원 나서 미국은 이미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칩
이현주기자2023.03.18 10:01
'몰아주기' 비판에도 왜 또 수도권인가
정부가 수도권에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해 반도체 업계는 '타당한 결정'이라며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첨단 반도체 산업의 성패를 결정할 협력회사가 밀집해 있고, 국내외 인재 유치에 절대적 장점을 갖는 수도권은 반도체 클라스터의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클러스트가 연구 개발부터 생산, 파트너 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혁신 기지가 되려면 전문인력 확보와 협력회사 집적이 가능한 지역 선정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한국의 경우 인력·클러스터링·외국
이현주기자2023.03.18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