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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노재팬, 지금은…

국내 시장에서 일본자동차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노재팬(NO Japan)'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았던 일본차 브랜드들이 친환경차 인기 등에 힘입어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뉴시스가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시스템(K-stat)을 조회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대(對)일본 수입금액은 총 546억3676만 달러(약 65조1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 수입액은 총 9억5301만 달러(약 1조1400억원)였다. 이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것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2019년 6월 말부터 시작돼 이듬해인 2020년까지 일본차 브랜드들이 판매 부진을 겪었다. 2018년까지 3만대 이상을 팔았던 토요타와 렉서스는 불매운동 이후 2020년 판매량이 반토막(총 1만5065대) 났으며, 혼다는 같은 기간 62%나 줄었다. 닛산과 인피니티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일본차 수입액은 8억8329만 달러(약 1조533억원)로, 무려 28.3%나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일본차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렉서스·혼다·마쓰다·스즈키·다이하쓰 등 국내에서 판매 중인 6개 일본차 브랜드의 승용차 등록 대수는 2만680대로 전년(1만8236대) 대비 13.4% 증가했다. 이 중 가장 많이 팔린 일본차 브랜드는 토요타자동차(토요타·렉서스)로, 지난해 1만6193대(전년 대비 7.5% 증가)가 판매됐다. 토요타는 2020년 6154대에서 2021년 6441대, 렉서스는 2020년 8911대에서 2021년 9752대로 각각 4.7%, 9.4% 늘었다. 지난해 판매량을 견인한 모델은 렉서스의 대표 하이브리드차 '더뉴 ES300h'로, 렉서스 전체 판매량의 70%를 차지했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27만6146대 가운데 하이브리드(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9만3081대로, 전체 판매량의 33.7%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율은 2018년 11.6%, 2019년 11.3%, 2020년 16.9%, 2021년 33.7%로 일본산 불매 운동이 불거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요소수 대란을 겪으면서 디젤차를 기피하게 된 것도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높아진 원인이 됐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요소수 문제가 '디젤차 기피' 분위기에 아예 쐐기를 박았다"면서 "그 디젤차의 대체 수요를 따져보면, 대부분의 디젤차들이 소렌토 산타페 등 SUV급인데 그 급에 대한 대체 차종으로 하이브리드차에 주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를 사는 것은 소비자들이 조금 주저하고 있는데, 대체 차종으로 토요타 프리우스 등 일본산 하이브리드차가 국내 시장에서 좀더 다양화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또 하이브리드차는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일본차가 국내 시장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은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다른 완성차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신차가 출고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와 다른 수입차들은 출고하는 데 최대 1년 이상 걸리는 반면, 일본차 브랜드들은 약 3개월 안에 출고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관계자는 "반도체 이슈가 있지만, 고객들에게 최대 2~3개월 안에 신차가 출고된다고 안내한다"며 "딜러에게 재고가 있으면, 1주일 안에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출고가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토요타 관계자 역시 "반도체 수급난으로 타사는 차량 인도가 지연됐지만, 토요타는 3~4개월 안에 차량을 인도했다"고 전했다.

최희정 기자 | 이국현 기자 |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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