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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 알 자와히리까지 제거했지만 테러 위협 여전

전 세계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9.11 테러가 발생한지 어느덧 21년이 흘렀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 남단에 위치한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건물 상층부에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굉음과 함께 충돌했다. 잠시 뒤 이번에는 유나이티드 여객기가 남쪽 건물에 부딪혔다. 9.11 테러의 시작이었다. ◆美, 테러와 전쟁 시작…빈 라덴· 아이만 알 자와히리 사살 미국은 당시 테러의 배후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했다. 미국은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게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탈레반은 이를 거부했고 이에 분노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시했고, 작전 2개월만인 같은 해 12월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고 아프가니스탄에는 과도 정부가 들어섰다. 미국은 9·11테러를 기점으로 이라크를 침공하며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2011년 5월 미군 특수부대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해 그를 사살했다. 빈 라덴을 제거하는 데 15년의 세월과 6조 달러(약 8319조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됐다. 미국과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7월3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 자와히리 은신처를 급습해 그를 사살했다. 알 자와히리는 9·11 테러의 주범으로 빈 라덴 오른팔 역할을 했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국민연설에서 "이 테러리스트 지도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시는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스트의 은신처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 탈집중·분산화 그러나 알 자와히리 사살로 조직이 약화하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새로운 지도자 아래 알카에다는 조직을 키우고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전망했다. 제나 조던 조지아공대 샘넌 국제대학 교수는 "알카에다는 아직 알 자와히리 후계자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원활한 리더십 교체를 위한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조직을 통솔하는 슈라 회의가 여전히 작동 중인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알 자와히리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집트 특수부대 대령 출신의 사이프 알아델이다. 그는 2020년부터 알카에다의 2인자 역할을 해왔다. 조던 교수는 "테러 단체들은 조직 분권화라는 상당한 이점을 발견했다"며 "알카에다도 네트워크를 확장하거나 자신의 지도자에게 충성을 맹세한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이를 이뤘다"고 말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세력을 재규합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 7월19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IS 전투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약 6000명에서 1만명의 전투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지난 7월 열린 워싱턴 중동연구소 회의에서 IS가 전혀 근절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슈아 겔처 미 국토안보부 부차관보는 IS가 "전세계 30여개 나라에 머물며 그 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는 여전히 큰 위협이며 미국과 동맹국들에게도 위협"이라고 말했다. ◆테러조직들 반미 메시지로 HVE 자극 가능성 9·11 테러 21주년이 다가오면서 또 다시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지난 2일 미 정보기관들이 작성한 문건을 토대로 알카에다와 같은 조직들이 '자생적 무장극단주의자(HVE.·homegrown violent extremist)'를 자극하기 위해 9·11 기념일을 앞두고 모종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국토안보부(DHS)와 연방수사국(FBI), 국가대테러센터(NCTC) 등은 문건에서 "테러 단체들은 메시지에서 9·11 테러 21주년, 미국의 아프간 철군 1주년 그리고 일 자와히리의 죽음을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자생적 무장극단주의자들을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건은 "알카에다가 미국에 자신들의 조직원을 침투시켰을 가능성 등 새로운 테러 위협은 포착되지 않았다"며 "테러조직들은 9·11 21주년을 맞아 강도가 높은 반미 메시지를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권성근 기자 |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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