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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 시대⑤]개미 증시 탈출…예탁금·거래대금↓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가진 투자자예탁금은 12일 49조64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40조원 대로 추락한 것은 2020년 10월7일(47조7330억원) 이후 처음이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돈을 넣어두거나 주식을 팔고 계좌에 남아있는 돈을 의미한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지난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연중 최고치(75조1073억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8개월 사이에 25조원 가량 급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2020년말 65조원, 2021년말 67조원 등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는 하락세가 이어지면 5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13일 기준 16조4375억원으로 지난해 말(23조886억)대비 6조6511억원이 빠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6조원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 2020년 11월11일 이후 약 2년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1%까지 임박하면서 빚투에 나서는 걸 꺼리는 것이다. 개미들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면서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7조6438억원으로 지난 8월말(7조7893억원) 대비 1455억원 줄어들었다. 지난 3월 11조796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다 8월 처음 회복세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서 떠나며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은 10조7855억원에 달한다. 미국 금리 인상과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순매도세 강화,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약세국면을 지속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시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 3300선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이달 2200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금리 상승 구간에서 매수 대기 자금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금리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 투자자의 매매대금은 팬데믹 위기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추가 매수 여력을 의미하는 증시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중은 2020년 3월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코스피 횡보 구간에 개인의 중소형주 매매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대외 수요 악화로 한국 주력 산업이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틈새시장에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 질 수 있다고 본다"며 "중소형주, 저가주에서 변동성을 이용한 매매도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수윤 기자 | 신항섭 기자 | 이정필 기자 | 이주혜 기자 | 류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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