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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강남권 집값 진단③]잠실 집값 유독 많이 떨어지는 3가지 이유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역의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잠실 낙폭이 가파른 모습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대장 아파트 단지인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매매가는 27억원이다. 1년 사이 7억5000만원(27.8%) 하락한 셈이다. 인근에 있는 '리센츠'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달 2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4월 26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6억3000만원(23.8%) 빠졌다. 버티고는 있지만 20억원 붕괴는 시간문제다. 같은 평형 호가가 19억5000만원까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17억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작년 11월 기록한 최고가 24억8000만원 대비 7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통계상으로도 송파구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주(10월31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60% 떨어져 한주 전(-0.43%)에 비해 하락폭이 대폭 커졌다. 강동구(-0.45%), 성북구(-0.44%), 노원구(-0.43%), 도봉구(-0.42%) 등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보일 만큼 송파구 하락세가 압도적이다. 이처럼 송파구 잠실 일대 집값 낙폭이 유독 큰 이유는 무엇일까? 송파구는 서울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자치구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송파구의 인구는 66만8261명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였다. 뒤를 잇는 강서구(57만8426명), 강남구(53만7338명), 노원구(51만4445명), 관악구(50만336명) 등과 큰 격차를 보이는 압도적 1위다. 송파구에 많은 사람이 살 뿐 아니라 5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들이 많다. 잠실엘스와 리센츠 가구수는 각각 5678가구, 5563가구에 이른다. 인구 이동이 많은 만큼 집값 상승기 때 상대적으로 더 빨리 오르고 하락기 때 더 빨리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또한 역대급 거래 가뭄 현상으로 중소형 단지들은 거래 자체가 끊긴 반면 잠실 대단지는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은 가운데 급급매 위주로 가격이 형성되며 하락 거래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다. 이에 비해 다른 지역은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아 하락세가 덜해 보이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서울 25개 구 중에 인구수가 가장 않은 곳이 송파구로 인구 이동이나 거래량도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상승기에도 빠르게 올랐던 곳이 송파구였고, 반대로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하락 거래가 눈에 띄는 것들이 많아지게 되면 가속도가 붙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주변 일대의 아파트 공급량도 많은 편이다. 송파구를 둘러싸고 있는 위례신도시와 하남 감일지구에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데다 송파구와 붙어있는 강동구에도 그라시움(4932가구), 아르테온(4066가구) 등 신축 대단지가 최근 2~3년 사이 들어섰다. 우 팀장은 "최근에 서울 전역에서 공급이 가장 많았던 곳이 송파구 주변 일대"라며 "최근 몇 년 사이 송파구 단지를 대체할 배후지가 많아졌고 앞으로도 남양주까지 포함해 공급이 많아지는 상황이라 심리적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이유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 강남구나 서초구가 전통 부자 동네인데 비해 송파구는 새롭게 진입하는 신흥 부자 동네라는 차이점이다. 현금부자가 많이 사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실거주 수요가 많은데다 주거 이동이 드물어 가격 방어력이 강력하지만 대출을 낀 매매가 많은 송파구는 금리인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받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송파구가 강남의 중심은 아니다"라며 "강남구나 서초구처럼 전통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은 주거 이동이 빈번하지 않은데 비해 송파구 잠실은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신흥 부자들이 몰려든 곳이고 대출을 많이 받아 매수하다 보니 금리 부담 때문에 매물을 내놓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세훈 기자 | 홍세희 기자 | 이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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