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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 뉴오너 시대④ ] 그들이 넘어야 할 과제는?

1980년대생 뉴오너들의 앞길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구성원들에게 인정받고, 성과를 내기까지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1980년대생 뉴오너들이 달성해야 할 문제는 크게 실적, 조직 장악력, 지속가능한 회사 만들기 등이 꼽힌다. 최근 사회 분위기가 '공정'을 중시하며 이른바 '금수저' 오너 경영인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뉴오너들은 혈연 때문에 젊은 나이에 오너 경영인이 됐지만, 동시에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그 중 자신의 능력을 빠르게 인정받은 케이스로 통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한화큐셀 상무로 일하며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세웠다. 전무로 승진한 같은 해 12월에는 한화큐셀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지난달 단행한 첫 정기 임원인사에서 1980년대생 여성과 40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 움직임을 이어갔다고 평가한다. 김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회사 만들기 측면에서 다른 뉴오너보다 한발 앞섰다는 진단이다. 최근 한화그룹은 3개 회사로 분산돼 있던 우주·방위산업 계열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김 부회장이 신재생에너지와 우주·방산이라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모두 지휘하게 됐다. 다만 그룹 내 부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가신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조직 장악력은 여전히 남은 과제라는 평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승진 후 1년 동안 그룹 핵심 분야인 조선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며 승진 첫 해에 정 사장 경영능력이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다만 그가 추진하는 자율운항 선박 사업은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데다, 계열사마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등이 남아 있는 것은 그의 향후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조선 계열사들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 사장은 다른 뉴오너들에 비해 뒤늦게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체제 확립과 조직 장악력이 요구된다.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사장의 과제도 경영능력 입증과 지분 확보로 양분된다. 그는 지난 2018년 부친인 이웅렬 명예회장의 은퇴 선언으로 그룹 경영의 요직에 오른다. 이 사장은 지난 2020년 11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에서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규호 사장은 코오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코오롱 지분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증여를 통한 지분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가 얽혀있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 사장은 수소 생산부터 발전 사업까지 아우르는 신사업으로 진두지휘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동휘 LS그룹 전무의 경우, 주력 사업인 LPG 분야 외에 사업구조 다변화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수소와 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도 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 성장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세 경영을 시작한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도 경영 능력 입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올 초 SK네트웍스는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양한 스타트업에 다양한 투자를 실시했다.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며 신규 사업 기회를 탐색 중이지만 아직까지 좀 더 결과를 두고봐야 한다는 평이다. 지분율을 늘려 지배구조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현재 최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의 개인 최대주주이지만 지분율은 2.63%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책임경영 강화와 경영권 승계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분율을 더 늘려야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장선익 동국제강 상무는 앞서 경영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중기 경영계획을 운영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다만 장 상무도 지분을 늘리는 것이 뉴오너로서 선결 과제로 꼽힌다. 장 상무 지분율은 0.83%에 그친다. 작은아버지인 장세욱 부회장은 9.4%, 장 부회장의 자녀인 훈익, 효진씨도 각각 0.15% 지분을 보유한 것을 감안할 때 지배구조 확대가 뉴오너 등극의 관건이다.

정윤아 기자 | 안경무 기자 | 옥승욱 기자 | 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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